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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문화재 복원, 전통인가 모던인가?

840년의 긴 역사를 살다가 화재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인류 문화유산의 중환자가 된 노트르담 대성당. 타오르는 불길과 연기를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던 노트르담 대성당의 뾰족한 첨탑은 인류의 마음속에 꽂혀버렸다.

화재 직후 프랑스의 엠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적인 건축가들의 아이디어 중에 선정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시대의 비전과 테크놀로지를 반영하는 복원 작업 진행을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을 목표로 완성한다고 약속했다.

마크롱이 내민 ‘현대적인 복원’이라는 카드에 대한 야당과 보수파들의 비난은 차치하고라도 다수의 복원 전문가들이 반기를 들고 있다.

설문 조사에 의하면 프랑스인 10명 중의 8명은 본래 모습 그대로의 노트르담을 기대하고 있다. 문화가 국가의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의 하나인 프랑스에서 노트르담 복원 문제는 마크롱의 정치적인 업적과 직결될 수 있다. 한편 무조건 전통을 고집하기에 앞서 세계의 건축가들이 내놓고 있는 야심 찬 프로젝트에 주목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실 손상된 첨탑도 13세기부터 내려오던 건물에 19세기의 디자인으로 첨가된 매우 ‘현대적인’ 구조물이었다.



동시대 건축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들 중에 노트르담 지붕에 인피니티 풀을 만들자는 황당한 아이디어도 있지만 멋진 디자인들도 많다. 작금의 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찰들을 고려할 때 벨기에 3D 영상 제작회사인 MYISIS의 디자인은 나름 설득력을 지닌다. 그들은 첨탑은 현대 기술을 사용하여 그대로 살리고 지붕 부분은 유리와 철근, 목조 구조로 새롭게 만들어 그 안에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하늘 정원’을 꾸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노트르담을 제안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테크놀로지와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비치는 성스러운 빛 속에서 초에 불을 밝히고 눈을 감고 참회하고 소원을 빌 수 있게 해주는 노트르담 성당의 신성함과 영원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첨탑과 지붕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그전의 노트르담 성당의 구조는 거의 원형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예전 모습 그대로의 노트르담으로 복원할지, 새로운 모습을 실현할지, 어느 나라에서나 문화재 복원에는 늘 이런 고민과 논쟁이 따를 수밖에 없는 듯하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전통과 혁신, 보존과 창조의 딜레마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해야만 하는 마크롱의 노트르담 상공에서의 외줄 타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최선희 / 초이앤라거 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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