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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대실수는 외도·이혼" 영화찍다 오열한 '막장남' 애플렉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21 12:02



지난해 3월 영화 시사회에 나타난 벤 애플렉. 알콜 중독부터 자신의 외도로 인한 막장 이혼까지, 다양한 흑역사를 쓴 직후였다. [AP=연합뉴스]






할리우드 대표 훈남에서 막장남으로-. 배우 벤 애플렉(48) 얘기다. 애플렉의 시작은 화려했다. 1997년 영화 ‘굿 윌 헌팅’에서 불우한 수학 천재(맷 데이먼 분)의 절친 캐릭터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현실에서도 절친인 데이먼과 애플렉은 ‘굿 윌 헌팅’의 각본을 함께 썼고,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에서 각본상까지 휩쓸었다. 오스카 전력으로 보면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각본상 선배인 셈.

이후 애플렉은 배우뿐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승승장구했다. 2013년엔 ‘아르고’로 아카데미 각본상ㆍ각색상ㆍ편집상까지 거머쥐었다. 사생활도 화려했다.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여배우들과 맘껏 연애했다. 귀네스 팰트로와는 몇 년간 유명 커플이었고 제니퍼 로페즈와는 각자의 이름 ‘벤’과 ‘제니퍼’를 합쳐 ‘베니퍼’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그러다 동갑내기 배우 제니퍼 가너와 2005년 결혼, 딸 둘 아들 하나를 뒀다.




리즈 시절의 벤 애플렉(앉아 있는 인물). 영화 '굿 윌 헌팅'의 출연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절친인 맷 데이먼(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의 모습도 보인다. [중앙포토]






하지만 술이 원수. 애플렉은 수년간 알코올 중독을 앓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그는 “(그 전에도) 술을 마시긴 했지만, 결혼 생활이 파탄 조짐을 보이면서부터는 정신을 잃고 마시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알코올 중독에 대해 그가 직접 솔직히 털어놓은 건 처음이라고 NYT는 전했다.

술만 문제였던 건 아니었다. 그의 외도가 더 큰 문제였다. 그의 부인 가너는 아동 지원 재단인 ‘세이브 더 칠드런’ 관련 활동을 하는 등 아동 복지 문제에 관심이 크고,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가정을 지키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남편의 알코올 중독에도 불구하고 이혼까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런 가너를 폭발시킨 건 남편의 외도였다. 그것도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그가 고용한 보모와 애플렉이 바람을 피운 것.




리즈 시절 벤 애플렉 그 두 번째. 영화 '바운스'에서 당시 연인 귀네스 팰트로와 찍은 사진이다. [중앙포토]






애플렉은 “쓰레기 같은 소문일 뿐”이라고 부인했지만 18살 연하인 보모와 함께 찍힌 파파라치 사진은 그의 변명보다 힘이 셌다. 파파라치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싸우는 등, 현실판 막장 드라마 끝에 이 커플은 2015년 이혼을 발표했고, 2018년 법적 절차를 마쳤다.




2017년 배우 제니퍼 가너가 세이브 더 칠드런의 이사 자격으로 미국 의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모습. 그는 2015년 남편 벤 애플렉과 이혼을 발표했고, 2018년 이혼 절차를 완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리고 2020년, 술에서 깬 애플렉은 재기를 꿈꾸고 있다. 알코올 중독은 조금씩 극복했고 이젠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흑역사’를 지우려 애쓰고 있다는 게 NYT의 평가다. 올해 그가 작업 중인 영화만 4편에 달한다. 오랜 절친 맷 데이먼과 23년 만에 공동 각본가로 재회하는 작품도 시작했다고 한다. 당장 다음 달 6일에 개봉하는 영화 ‘더 웨이 백(The Way Back)’엔 그의 자전적 경험도 녹아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과거의 농구 스타 선수가 알코올 중독을 겪고 이혼까지 한 뒤 어렵게 재기한다는 내용이기 때문.

그가 가장 후회하는 건 뭘까. 애플렉은 NYT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인생에서 저지른 많은 실수 중에서 최대의 실수는 이혼이다. 아직도 죄책감을 느낀다.”

곧 개봉할 ‘더 웨이 백’엔 이런 장면이 있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 재활 치료 시설에 들어간 주인공에게 전 부인이 면회를 온다. 주인공은 힘들어하면서도 이렇게 사과한다. “내가 당신을 망쳤어. 내가 우리 결혼을 망쳐버렸어.”


이 장면을 찍고 애플렉은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무너졌다고 한다. 감독 개빈 오코너의 증언이다. 오코너 감독은 NYT에 “마치 봇물이 터진 것처럼 벤의 감정이 폭발했다”며 “벤에겐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다.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아마도 애플렉 자신이 (전 부인) 가너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지난해 10월 한 행사장에 나타난 벤 애플렉. 알콜 중독을 거의 극복한 모습이었다. [AP=연합뉴스]






그럼에도 애플렉이 재기를 꿈꿀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그는 NYT에 이렇게 말했다.

“자괴감이라는 건 독성이 강한 감정이다. 내 자존감은 여전히 바닥이고 자기 혐오에 빠져있지만 그럼에도 깨달은 것이 있다. 과거의 실패에 집착해서는 어떤 좋은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기로 했다. 과거를 잊는 게 아니라, 과거에서 교훈을 배우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전진하기로 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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