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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기생충과 자부심

윤천모 / 풀러턴
윤천모 / 풀러턴 

[LA중앙일보] 발행 2020/02/24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20/02/22 22:35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50여개 세계 각종 영화상을 받으면서 경이로운 질주 끝에, 마침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적같은 쾌거를 이뤘다. 오스카상은 영화의 본산인 미국을 위시한 서구 국가들의 전유물이란 이제까지의 통념을 깨뜨리고 기생충은 특정 지역과 문화 장벽을 넘어섰다.

이번 수상은 한국인들이 문화 약소국으로 살아오는 동안 내재됐던 열등 의식을 날려버리고, 세계 속 주류 무대에 올라선 통쾌한 사건이었다.

문학, 음악, 미술 등은 해당 전문인의 평가에 따라 그 가치가 매겨지고 일반인들은 이런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종합예술 또는 대중예술이라 일컫는 영화는 각 부문에 대한 전문인들의 평가 위에 일반 대중의 재미, 호기심 등의 관심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에 따라 영화 전체의 가치가 매겨진다.

그래서 한 영화에 대한 평가나 가치는 전문인과 일반 대중의 관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여기서 흥행, 오락, 선동, 상업 등 순수예술 가치를 세속적 경지로 추락시키는 용어가 나오기도 한다. 한국을 소재로 한국인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 영화가 세계 전문인들과 대중의 폭넓은 공감과 높은 평가로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다. 이제는 갇혀있던 좁은 울타리 속에서 뛰쳐나와 세계인으로서의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알고 보면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혼자 단번에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알게 모르게 심어 놓은 각 분야의 가치들이 싹트고 자란 결과물 중의 하나다. 우리 모두가 같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영화와 제작 관계자들뿐 아닌 우리 모두가 자축하며 박수치고 환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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