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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째 조사중, 한국인 차별 네덜란드항공의 깜깜 무소식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23 08:02

2월 10일 : 암스테르담에서 인천으로 오는 KLM855편. 네덜란드인 승무원이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써 붙이자 승객 김모씨가 항의. 승무원은 “코로나19로부터 승무원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답함.
2월 11일 : 김씨가 인스타그램에 촬영 사진과 녹취 내용을 올리며 항공사 측에 사과 요구. KLM이 인스타그램에서 해명. “필요에 따라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며 한국어로만 안내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
2월 12일 : 국토교통부가 KLM 측에 한국인 차별에 대해 엄중 경고. 재발 방지책 촉구.
2월 13일 : KLM이 국토부에 승무원 교육 계획, 재발 방지책 담은 내용 회신.
2월 14일 : KLM 아시아 경영진 서울 포시즌스 호텔서 기자간담회 개최하고 사과.

불과 닷새 사이 네덜란드 국영항공사 KLM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이다. 아시아 경영진이 한국을 찾아와 머리를 숙이며 사과 간담회를 연 지도 열흘이 지났다. 어떤 후속 조치가 이뤄졌을까.

KLM이 13일 우리 정부에 재발 방지책을 전달한 것은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12일 경고 메시지를 전한 다음 날이다. 국토부 국제항공과 황성필 사무관은 “KLM이 보낸 재발 방지책에 인종차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승무원 교육을 강화하고 언어 문제로 승객이 차별당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외국 항공사 중에서도 KLM을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입장이다.


KLM의 재발 방지 약속과 달리 국내 여론은 여전히 후속 조치, 특히 해당 승무원에 대한 조치 여부를 궁금해하고 있다. 14일 기자간담회에서 KLM 아시아 경영진은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승무원에 대한 조치는) 조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1차 조사로는 현장 승무원이 ‘영문으로 기재하는 걸 깜빡했다’며 단순히 실수했다는 것. 이면의 이유는 공정한 인터뷰를 통해 조사할 예정이다.”


21일 KLM 측에 이후 상황을 확인했다. 승무원 전원(12명)에 대한 조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간담회 때 1차 조사 결과를 밝혔고, 그로부터 1주일이 더 지났는데도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문제의 직원에 대해 어떤 인사 조처를 할지, 언제 조사를 마치고 관련 내용을 어떻게 발표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정만 정확히 밝혔다. KLM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승무원에게 이번 사례를 공유했다”며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본사 차원에서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지난 10일 암스테르담에서 인천으로 오던 KLM855편에서 문제가 된 화장실 표기. 처음엔 한국어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 썼다가 승객의 지적을 받고 아래쪽에 영어 문장을 추가했다. [사진 승객 김씨 인스타그램]








KLM은 지난 14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경영진이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뉴스1]





14일 KLM 경영진의 해명이 나오자 여론은 도리어 싸늘해졌다. 승객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는데도 승무원은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표기했으며, 경영진은 ‘승무원 개인의 영문 표기 누락 실수’로 사태를 덮으려 했다. 이제는 한국인의 기억력을 시험하려 든다.

KLM은 세계 최초로 여객 운항을 시작한 민간 항공사다. 1919년 설립됐으니 100년이 넘었다. 항공사 공식 이름이 ‘KLM Royal Dutch Airlines’인 건 네덜란드 여왕이 ‘왕립(Royal)’ 칭호를 부여해서다. 인종차별 행위는 인정하지 않고 후속 조치도 미적거리는 세계 최고 항공사는, 현재 인천~암스테르담 노선을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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