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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네트워크] '세균 공포증' 트럼프의 코로나 대응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LA중앙일보] 발행 2020/02/25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20/02/24 18:4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청결에 대한 결벽증을 갖고 있다. 유세를 마치고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에 오르면 손 세정제부터 찾는다. 백악관 오벌오피스를 찾는 손님들에게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오겠느냐고 권한다. 외빈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지 않아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다. 2004년 저서 ‘부자 되는 법’에서 “세균에 대한 병적인 공포(germophobe)가 있다”고 고백했다. “악수는 야만적이고 비위생적이어서 허리를 굽히는 일본식 인사법으로 바꾸자는 운동을 개인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업가 시절 고객 악수를 거절해 사업 기회를 날려버린 경우도 부지기수다. 주치의에 따르면 트럼프는 진료실 침대 위 일회용 종이를 직접 교체한다. 자녀가 아파도 병을 옮을까봐 만지지 못한다고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하는 참모는 방 밖으로 쫓아낸다. 손가락에 침을 발라 서류를 넘기는 직원 손등을 찰싹 때리며 “구역질 나게 뭐하는 짓이냐”고 질책한 일화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트럼프의 강박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균이나 병원체를 극도로 무서워하는 성향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미국 내 확진자는 35명에 그치지만, 보건당국은 조만간 확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에선 코로나19 검사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확진 사례가 실제 감염자 수를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확진자 증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백악관은 발 빠르게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연일 회의를 열고 있지만, 준비가 미흡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경우 미국에 대규모 인원을 격리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연방과 주 정부 간 혼선도 노출됐다. 보건부가 확진자를 앨라배마주 연방재해대책본부(FEMA) 시설에서 치료하겠다고 발표하자, 주지사와 의원들이 트럼프에게 직접 항의해 계획을 취소시켰다. 중국 우한에서 데려온 귀국자를 당초 3일간 격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14일로 늘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감염병이 아니어도 국경을 닫고 싶어하는 고립주의자다. 외국인 혐오 성향도 보인다. 전문가 의견보다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확진자가 늘기 시작하고, 민심이 동요하고, 혼란이 펼쳐질 때 트럼프의 개인적 공포와 세계관은 전문가 조언을 무시하고 극단적인 대응을 선택할 위험요소가 된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눈에 띄게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한국이 트럼프의 불안을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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