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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익숙한 것이 좋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며칠 전 외증손자 돌잔치에 갔다가 오는데 갑자기 누가 내 차 뒤를 박았다. 내려보니 젊은 남자였다. 운전석에서 할머니가 내리고 조수석에서 할아버지가 내리니 젊은이는 놀라서 괜찮으시냐고 자꾸 물었다.

운전 경력 50년 만에 처음 당하는 일이라 놀란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서로 후진하다 그랬으니 50대 50 쌍방 잘못이란다.

다음 날 바디숍에 연락하고 차를 렌트했다. 새 차는 익숙지가 않다. 내 차와 달리 복잡했다. 조심조심 집에 와서 열쇠를 빼려는데 빠지지 않는다. 당황해서 이것저것 눌러보니 빨간불이 켜지고 와이퍼가 돌아가기도 했다. 그렇다고 열쇠를 끼어 놓은 채 집에 갈 수도 없었다. 결국 키를 밀어 넣어 간신히 뺄 수 있었다.

손자 차는 테슬라다. 한번 타볼 기회가 있었다. 운전대 앞에 큰 모니터만 하나 있고 버튼이 없다. 손자는 “할머니, 차가 혼자 가요”라며 자율주행 모드로 바꿨다. 불안해서 그 다음부터는 안 탄다.



오래전 휴대폰을 잘 쓰고 있었는데 자식들이 스마트폰을 가져왔다. 처음에는 작동이 어려웠는데 이제는 문자와 동영상을 보내고 유튜브 뉴스도 보면서 재미가 들렸다.

일주일 만에 내 차를 찾아왔다. 얼마나 반갑고 편하고 좋은지 모른다. 차가 2004년형이라 새 차로 바꾸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요즘 새로운 것이 자꾸 나오는데 배우기도 힘들고 안 배우면 뒤떨어지고 배워봤자 내일이면 잊어 버린다.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는 익숙한 것이 좋다. 음식도 옷도, 친구도 오랜 된 것이 편하고 익숙하다. 흘러간 시간이 만들어 놓은 편안함이다. 아무리 새 시대가 와도 버릴 수 없는 익숙한 내 생활이 더 좋을 것 같다.


수지 강 / 라구나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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