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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하느님의 나라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LA중앙일보] 발행 2020/02/25 종교 30면 기사입력 2020/02/24 19:37

신앙생활의 가장 큰 유익함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지금-여기에서 하느님의 나라에 살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통치권이 받아들여진 상태다. 하느님이 임금님이시고 그분의 뜻이 잘 구현되고 있는 상태! 만약 내 마음 안에서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서 그분의 통치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면, 내 마음과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다.

예수님께서 “Abba”라고 부르신 하느님은 부족한 사람을 내치지 않으신다. 오히려 ‘다시 한 번 해 보라’며 격려해 주신다. 사람의 능력을 보고 판단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능력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활용하는지?’를 보신다. 잘못해서 쓰러졌다고 내치지 않으시고, 오히려 일어서서 걸어갈 수 있도록 붙잡아주신다. 이분의 다스림이 받아들여진 사회와 인격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느님의 나라는 죽어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 지금-여기에서 누릴 수 있는 상태다. 모순되고 살벌하고 혹독한 지금 이 세상에서 사랑과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생각만 해도 가슴 짜릿하지 않은가.

예수님은 “저절로 자라는 씨앗의 비유”(마르 4,26-29)에서 하느님 나라의 특징을 소개해 주셨다. 하느님 나라의 첫 번째 특징은 그 나라의 주인공은 하느님이라는 사실이다. 씨를 뿌려놓으면 싹이 터서 자라는데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께서 주도해 나가시는 나라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는 농부처럼 그저 씨 뿌리는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그 나라의 두 번째 특징은 시작은 무척 작지만 뿌려지기만 하면 엄청난 크기로 자란다는 사실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마르 4,31-32) 하느님께서 어떻게 앞에서 얘기했던 것들로 ? 잘못해서 쓰러졌다고 그 사람을 내치지 않고 오히려 쓰러진 그 사람이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무리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 등으로 당신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시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하느님은 사람의 그런 마음과 태도를 활용하셔서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들어 가신다는 진실만큼은 신뢰할 수 있다.

하느님의 권능을 믿고, 정말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에서부터 ‘예쁜 마음의 씨앗’을 뿌려볼 의향은 없는가?... “마음을 맑게 더 맑게 샘물처럼, 웃음을 밝게 더 밝게 햇님처럼, 눈길을 순하게 더 순하게 호수처럼, 말씨를 곱게 더 곱게 꽃처럼!”(이해인 수녀)

park.p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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