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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신천지 60%가 20대"···청년들은 왜 신천지에 끌릴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27 12:01

<25화> 20대 신천지 탈퇴자를 만나다

밀실은 ‘중앙일보 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도있는 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신천지 대구교회에만 청년들이 5000명, 6000명은 돼요. 절반 이상인 거죠. 하루에 청년들이 200명, 300명씩 새로 올 때도 있었거든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천지 대구교회에 몸담았던 스물네살 A씨의 설명입니다. A씨는 대입 수능을 마친 직후부터 군대에서 전역할 때까지 신천지 교회를 다녔는데요.

청년회에서 직책도 맡았던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교인 연락처만 1000여명에 이릅니다. A씨는 "광주 베드로지파에 청년이 가장 많다. 대구 다대오지파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청년이 많다"고 설명하더군요.


요즘 세태와 달리 신천지 교인 중엔 청년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밀실팀은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A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신천지 수료식현장에 있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흰욋) 모습. [중앙포토]






'얼굴 띄우기','환자 만들기'...적극적인 전도
"돌이켜보면 저한테 했던 전도도 '얼띄'였던거예요"
A씨는 처음 신천지를 접했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얼띄'는 '얼굴 띄우기'의 줄임말입니다. 전도 대상자에게 신천지교인이 또 다른 신천지교인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걸 말합니다.

A씨는 대입 수능이 끝난 후 재수에 대한 고민을 친구 B씨에게 털어놨는데요. B씨는 "내가 도움을 받았던 선생님"이라며 교사 C씨를 소개해줬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B씨와 C씨 모두 신천지교인이었죠.

A씨가 고민을 털어놓자 C는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며 상담을 권했습니다. 신천지 교인들은 이를 '환자 만들기'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자신을 환자로 인식해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하는 거죠.

당시 C씨는 "휴대전화 망가지면 회사 서비스센터에 가지고 가듯 사람이 잘못되면 사람을 만든 곳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신에 대해 대화하고 성경 공부를 권유한 겁니다. 이때부터 '복음방'으로 불리는 성경 공부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A씨가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녔을 당시, 성경공부를 하면서 썼던 노트의 일부. 백경민 인턴






고민·상처 많은 청년, 수능 마친 19·20세 많아
신천지 내엔 '얼띄' 외에도 선물을 주는 '감동주기', 소개 역할을 하는 '사귐이', 1주일에 10명이란 전도 목표 달성을 의미하는 '목달', 학교 등 일상에서 전도하는 '생활 섭외' 등 용어가 자주 쓰입니다.

A씨는 "20대는 누구나 고민이 많고 상처가 있을 텐데 신천지 교인은 고민을 잘 들어준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의지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 명에게 고민을 말하면 들은 내용을 교인들끼리 공유해 머리를 맞대고 전도 방식을 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신입 교인 중엔 20대 중후반보다는 대입 수능을 막 끝낸 19·20세의 청년이 제일 많다고 합니다.

"시간 많은 청년이 주된 전도 대상"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만성전 총회장 [중앙포토]





A씨는 "청년회가 신천지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하더군요. 청년층이 신앙·포교 등에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가장 많기 때문이란 해석입니다. 그는 "장년회에 속한 교인들은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부녀회 교인도 가정을 돌보거나 직장 생활을 해 청년만큼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신천지 내부엔 '여자1명, 남자1명이 함께 말을 걸 때 반응이 좋다', '100명에게 말 걸면 1명이 전화번호를 준다'는 통계도 돈다고 해요.

그래서 최근엔 길거리에서 하는 '노방 전도'는 줄어들고 '문화 전도'가 늘고 있다는데요. 문화 전도는 음악 동아리, 하루 단위 취미 클래스 등을 통한 전도를 말합니다. A씨는 대구 소재 대학의 한 동아리 이름을 언급하며 "겉보기엔 취미 동아리지만 사실 신천지 동아리"라고도 했습니다.




대구에 위치한 한 신천지 센터의 모습. 성경공부 등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신천지라는 이름은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다. 신천지 교인들은 이 센터를 'ㅅㅌ'혹은 '센'이라는 은어로 부른다. A씨 제공






A씨도 수년간 신천지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했습니다. 밴드, 축구 동아리, 네일아트, 캘리그라피 강좌, 독서토론 등 대구에서 활동하는 문화전도 단체가 열 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전도'는 하지 않는다"고 A씨는 말하더군요. 전도대상자를 선정할 때 심성·인성·경제력 등을 종합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구체적인 금전 상황을 보는 건 아니지만, 센터를 오갈 수 있는 교통비 등 최소한의 경제력이 있는 사람을 전도 대상으로 본다. 빚이 많으면 '전도 불가능자'로 규정한다"고 했습니다.

"20대에 직책 주면서 하늘같이 대해줘"
신천지 교회에선 개신교 등 여느 종교와 달리 20대 청년에게도 중요한 직책을 줍니다. A씨는 "사실 청년들은 직업도 없고 밖에선 보잘것없는 존재인데 신천지교회 안에서는 '팀장님', '부서장님'이라고 하늘같이 대해준다. 여기에 취하는 청년들도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신천지교회는 요한계시록을 근거로 사명자 14만 4000명 안에 들어야한다고 가르칩니다. 사명자가 되기 위해선 예비 사명자 교육을 들어야 하고, 그 교육을 듣기 위해선 부구역장이 돼야 한다고 합니다.




14만 4000명을 강조하는 신천지 교리를 설명하는 강의 영상의 일부. [유튜브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캡쳐]






"신천지 비판, 청년이 아니라 지도부에"
신천지 활동을 하다 보면 교회 중심으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A씨에 따르면 인간관계의 단절을 우려해 신천지를 그만두지 못하는 청년도 꽤 있다는데요.

그는 "(신천지 교인임을) 일반적인 친구에겐 숨겨야 하므로 교회 밖 인간관계는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신천지를 나가면 모든 인간관계가 끊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탈퇴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천지에선 탈퇴하는 사람을 '개·돼지', '미혹자'라고 부른다고 해요.

인터뷰를 마칠 때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신천지 교인들 사이 퍼진 것에 관해 묻자 A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신천지가 비판받고 있잖아요. 사실 신천지에선 (청년들에게) SNS도 하지 말고 외부 기사도 보지 말라고 해요. 비판의 화살은 청년들이 아니라 신천지 지도부를 향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지아·최연수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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