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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코로나 블레임 게임

블레임 게임(Blame Game)은 말 그대로 ‘탓하기’다.
남의 탓이어야 나의 잘못이 가려지므로 다수의 정치인들이 여론을 이용할 때 자주 사용한다. 물론 정치인이 아니어도 습관처럼 남 탓하는 사람도 우리 주변에 쉽게 눈에 띈다.

‘블레임 게임’은 관용구로 굳어진 표현이지만 실제로 단체나 개인이 서로를 탓하고 있는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게임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대란이 전세계를 패닉에 몰아넣고 있다. 치사율이 높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감염 속도가 공포를 일으킬 만큼 빠르다. 노약자 또는 폐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이라고 한다. 의학계에서는 수많은 감염자를 거치면서 변이가 일어나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며 ‘앞으로 더 심각해 질 수도 있다’ 혹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는 우려도 발표했다.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엔 매일 우한시 실제상황이라는 동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대구 지역 봉쇄, 마스크 품절, 병동 폐쇄 등 일반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일들이 추가되고 있다.
전세계가 지구촌이 된 마당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의 이동은 이제 남의 나라 내 나라의 경계가 무의미하다. 중국의 초동 대응이 이랬더라면, 진작 중국인 입국을 제한했더라면 하는 과거형 질타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태는 이미 심각해졌고, 누구의 잘못인가, 무엇을 다르게 했어야 했나하는 분석은 조금 미루어도 괜찮다. 지금은 생각나는데로 느껴지는데로 반응(React)할 때가 아니라 목표를 정하고 신중하게 대응(Respond)해야할 때다.
공항이나 기차역 등 여행객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동양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하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가 사람들의 이성과 자제력을 흐려놓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들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다. 억울하고 분한 일이지만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라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직장이나 학교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이유도 없고 근거도 없는 비난의 시선이나 언행은 참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해선 안된다.
모두가 예민한 때에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정확하게 이슈를 짚어 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동양인을 미워하거나 꺼리는 것으로 인해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사라진다면 당연히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그저 미성숙한 블레임 게임일 뿐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바이러스 대처에 필요한 것은 의료지식이고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분노가 가져올 것은 커뮤니티의 분열뿐이라는 것을 담담하고 성숙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겠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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