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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정신병과 당뇨병

[LA중앙일보] 발행 2009/03/18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9/03/17 20:33

수잔 정/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저의 사랑과 간절한 기도로 어떤 분들은 병이 나았어요. 그런데 다른 분들은 차도가 없어서 괴로워 했는데 이제 공부를 하다보니 이해가 가는군요."

내가 강의하는 '정신과학과 영적치료'를 수강하는 학생중의 한명이었던 은퇴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하루의 일을 마친 분들이 신학대학원에 모여 야간 공부에 열중하시는 모습에 자연히 나의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가 그동안 너무 정신과 병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군요!"

10여명의 중년 노년 학생들이 소위 '미친병(psychosis)'에 대한 원인과 치료법을 배우면서 하신 한탄의 말이다.

'마음의 병(mental illness)'에는 이렇게 심한 증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벼운 정도의 '적응 증세'라든가 불안증 인격장애 문제들도 있다. 그러나 '미친 상태(Psychosis)'는 이미 개인이 '자신의 생각이나 상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나의 환자 중에서 독실한 교인이며 교사생활을 수년간 하신 독신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파트 윗층에 살고 있는 이웃이 목욕실 배수관을 통해 자신의 벗은 몸을 훔쳐본다는 생각 때문에 목욕을 할 수가 없었단다.

동료 선생님의 강권에 못이겨 나를 찾아 온 그녀는 자신의 생각에 추호의 의심이 없었다. 그녀처럼 현실과 동 떨어진 '사실이 아닌 또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현상을 망상이라고 한다. 정신증의 대표적인 증세다.

그러나 만일 이 여교사가 어느날 윗층 사람들이 너무 떠들어서 경찰에 연락을 했다고 하자. 그 후부터 윗층 이웃이 바닥을 시끄럽게 두들이고 가끔은 문 앞에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행동을 했다고 가정하자. 속이 상하고 화가 나서 밤에 잠도 못자고 불안한 마음으로 가슴이 자주 뛴다면 이웃간의 문제 때문에 오는 적응증세이다.

그러나 그 상태로 몇달이 지나도 계속해서 잠을 못자고 입맛이 없고 아프며 피곤하다면 우울증의 시작으로 간주해야 한다. 아니면 이 못된 이웃집 사건으로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거나 육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를 당했던 기억이 살아나고 그 때의 장면이 꿈 속에 나와서 잠을 설친다면 불안증세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증'을 의심하게 된다.

이 모든 증세를 느끼면서 환자는 그것이 현실과는 관계없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때문이라는 것은 안다.

이 차이점을 빨리 알아내고 적합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정신증 환자는 자기나 남을 해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위험한 정신증에 속한 병은 정신분열증 조울증(양극성 질환) 심한 우울증 등이다. 그중에서 정신 분열증은 100명에 한명 꼴로 오는 두뇌의 질환이다. 경제.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률과 관련된 두뇌 안의 화학 물질이 불균형 상태를 보인다.

췌장 내의 화학물질(인슐린)에 문제가 있으면 걸리는 병이 당뇨병이다. 식이 요법 체중조절만으로 치유가 안되면 약을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 이 병이 부끄럽거나 수치스럽다고 여기는 사람은 없다.

췌장이나 심장처럼 두뇌도 하나의 장기다. 그리고 이 장기의 문제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 망상 환청 기괴한 언어나 행동 등이다. 따뜻한 사랑 주위 사람들의 배려 좋은 영양과 운동 등의 치료방법이 필요하다.

두뇌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죽음으로부터 구제받는 바른 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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