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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황세희 박사의 '몸&맘']

불륜은 인간이 극복하기엔 너무 힘든 악마의 유혹인가. 연예계 스타.정계 거물.재계 총수.예술계 거장 등 돈.명예.권력 등 현세적 가치를 거머쥔 유명인사(celebrity)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끊임없이 불륜 스캔들을 만들어낸다. 21세기 서구화된 사회의 특징은 불륜 영역에 힘 있는 남성뿐 아니라 매력과 경제력을 갖춘 여성도 가세한다는 점이다.

불륜(외도)의 뿌리는 생물학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최대한 많이 후대에 많이 남기고 싶은 생명체의 원초적 본능에 기인한다. 진화인류학적으로 일부일처제는 문명화된 생명체인 인간이 사회적 안정을 꾀하기 위해 본능을 억누르는 사회제도로 도입한 것이다. 불륜은 본능(종족 번식)과 사회제도(일부일처)가 충돌한 결과물인 셈이다.

종족 번식 본능은 남녀 간 구별이 없으며, 불륜 유혹도 남녀가 공유한다. 단 여성은 불륜 욕망을 잘못 충족시킬 경우, 임신과 출산이란 업보를 전담해야 하기 때문에 유혹의 상황에서 남성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끔 뇌에 각인돼 있다. 불륜 사건이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빈발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성인은 누구나 최대한 많은 이성과 성관계를 맺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며 힘겹게 사는 걸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인간은 출생 후 성욕을 실현할 때까지 장기간(15년 이상)에 걸쳐 양육과 교육(훈육)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성에 대한 정체성과 이성에 대한 성실성의 중요함을 깨닫고 본능과 사회적 제도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법을 배운다. 따라서 이 일련의 과정에 문제가 있을 땐 불륜을 쉽게 저지르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정신의학적으로 인간이 성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기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5~7세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란 자신과 다른 성을 가진 부모에게 연정을 느끼는 본능, 즉 허용되지 않는 사랑에 대한 욕망이다. 이 콤플렉스를 적절히 해소하려면 어머니의 충분한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만일 어릴 때 애정 결핍 상태로 자랐다면 성인이 돼서 성욕을 아무렇게나 발산하는 습관성 바람둥이가 되기 쉽다.

성장기 윤리 교육을 못 받았거나 충동적인 성향을 타고난 사람도 불륜을 쉽게 저지른다. 따라서 어린 아이라도 거짓말이나 억지를 부릴 땐 매번 단호하게 '노(NO!)'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잘못과 충동 조절법을 가르쳐야 한다.

물론 오이디푸스 시기를 잘 극복하고 이런저런 훈육을 잘 받았더라도 욕망을 쉽게 성취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하면 유혹을 100% 떨치긴 힘들다. 유명인사들이 수시로 불륜 스캔들의 희생자로 전락하는 이유다.

또 보통 사람이라도 욕망은 강하고 충동 억제력이 약한 사람,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 이성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사람, 스릴을 통해 쾌감을 얻는 자기 파괴형, 심한 변덕쟁이, 죄의식이 결여된 성격 장애자 등은 한두 번의 불륜 단계를 넘어 습관성 외도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유야 어찌 됐건 습관성 외도는 정신치료를 통해 자신의 문제점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해로운 결과를 인식하고 고쳐 나가는 치료를 3년은 받아야 하는 의학적 치료 대상이다.

▶한국 중앙일보 의학전문 기자 출신인 황세희 박사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 예방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황세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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