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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인터넷 시대 신문의 고민

이종호/편집2팀장

100년 역사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3월 27일을 끝으로 종이 신문 발행을 중단한다.

146년 된 시애틀의 유력 일간지 포스트인텔리전서도 3월 17일 마지막 신문을 내고 작별을 고했다. 이제는 두 신문 모두 온라인으로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종이 신문의 사양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독자는 떠나고 수익은 급감하고 있다.

미국 주요 신문의의 광고 수입은 최근 2년 새 25%가 줄었다. 이는 파산 직전에 몰린 자동차 3사의 수입 감소율 15%를 훨씬 웃돈다.



LA타임스와 시카고트리뷴의 모기업 트리뷴사는 이미 지난해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뉴욕타임스도 빚에 허덕이다 못해 빌딩 매각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3년 뒤 5년 뒤 어떤 신문이 이름을 계속 유지하고 있을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너도나도 인터넷 쪽에 길이 있을 거라고들 한다. 신문이 저마다 온라인 콘텐츠 생산과 유통 그에 따른 새 수익모델 창출에 힘을 쏟는 것도 그래서이다. 그렇다고 온라인이 능사는 아니다.

조회 수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인터넷 기업의 딜레마를 신문이라 해서 비켜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힘겹긴 한국 신문들도 마찬가지다. 방송을 넘나들거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벽을 앞장서서 허물고 있는 것은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변화하는 신문이 있다. 개혁하고 변신하는 신문이 있다. 바로 중앙일보다.

최초의 가로쓰기 최초의 섹션 도입 등으로 한국 신문 역사를 새로 써 온 중앙일보다. 온라인으로도 가장 먼저 나아갔고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도 남보다 먼저 힘을 쏟았다. 그런 중앙일보가 3월 16일자부터 신문 크기를 바꾸는 변신을 단행한 것이다.

베를리너판(Berliner Format)으로 불리는 중앙일보의 새 판형이 지금 한국에선 단연 화제다. 가로 323㎜ 세로 470㎜의 이 판형은 우악스럽던 기존 신문과 타블로이드판 주간지의 중간 정도다. 미국의 한인 신문과 비교하면 가로는 비슷하고 세로는 손바닥 반 정도 쯤 짧다.

전문가들은 이 판형을 심미성과 가독성의 측면에서 최적의 신문 크기라고 말한다. 영국의 가디언 프랑스의 르몽드나 르 피가로 같은 유력지들도 모두 이 판형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주 독자들은 이 아름다운 신문을 원형 그대로는 만날 수가 없다. 인쇄상의 문제로 미주 신문 크기에 맞춰 재편집된 지면만 받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본국지의 글자가 커지고 편집이 시원해졌다는 것은 미주서도 느낄 수 있는 변화다.

크기를 줄임으로써 신문은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독자들 또한 더 친근하고 편안하게 신문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단순히 외형적인 것으로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게 중앙일보의 다짐이다. 판형이 바뀐만큼 담아 낼 콘텐츠 역시 더 다양하고 전문적이며 독자 지향적인 것으로 바꿔 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미주 중앙일보의 다짐도 다를 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의 위기를 얘기한다. 그러나 다양한 정보와 세상 이야기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야기 생산 공장으로서의 신문의 역할은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시대를 기록하고 분석하며 공론을 선도하는 신문 본연의 기능 또한 어느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문제는 독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그것이 종이신문으로 계속 될 지 온라인으로 될 지는 알 수가 없다.

물론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신문도 살고 독자도 만족하는 상생의 결과는 변화하는 신문만이 도출해 낼 수 있으리라는 것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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