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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재앙으로 바뀐 일상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널리스트가 된 딸 덕에 비행기를 가끔 타야 했다. 비행기를 타기 싫은 이유 중 하나는 공항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절차 때문이다. 9·11 전에는 탑승구 입구까지 가서 배웅하고 헤어질 수 있었다.

지난 달 북가주를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은 지상 보다 더 춥다. 코트는 벗을 수도 있으나 바지는 더 입을 수가 없어 좀 두꺼운 진 종류의 바지를 입었다.

검색대를 통과하려는데 서 있으라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했더니 스크린에 주머니가 여러 개 달린 진 바지 모습이 떴다. 바지의 장식품들이 문제가 된 모양이다. 여자 직원이 몸수색을 했다.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제야 기억났다. 그 바지 입고 홍콩을 갈 때 LA공항에서 똑같은 일을 당했었다. 비행기 안이 춥다는 생각만 했지 그 바지의 문제됐던 기억은 하지 못했다.

9·11이라는 상상하지 못했던 사건으로 공항 보안검색이 복잡해졌다면 요즈음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감염병으로 세계가 비상이다.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병이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가지 않으려고 한다.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빠르게 오고 가는 세상이 되어 병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시기를 지난 후 또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는 아직은 알 수가 없다. 한국에 사는 친구의 카톡에는 사람이 북적이던 이전 지하철역의 일상이 오히려 그립다고 적혀 있다. 사람은 어울려 살아야 아름다운 것인데 보이지 않는 전염병이 단절의 벽을 만들고 있다. 반가움와 친절을 표시하고 싶어도 병이 옮지 않을 만한 간격을 계산하며 해야 한다. 내 마음대로 상대방의 손을 잡으면 안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속히 사라지기를 바란다.


박영혜 / 리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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