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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코로나 대처 주목한 외신들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인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3/12 00:39

각국 정부 대응 비판하면서 한국 사례 들어
신속·저렴한 검진, 투명한 정보공개 호평
동선 공개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 있단 지적도



9일 오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음압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이 한국 정부의 대응에 주목하는 기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전국 봉쇄령을 내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이탈리아와 초기 대응 실패 논란이 빚어지는 미국에선 언론들이 각기 자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한국을 ‘모범 사례’로 들고 있다.

빠르고 광범위하며 정확한 검사



대전 유성구 보건소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진이 의심환자를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11일 '왜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코로나 사망자가 적을까'란 제목의 보도에서 “10일 기준, 한국은 확진자 수가 7755명이지만 사망자는 60명이었다”며 “같은 날 1만149명의 확진자를 기록한 이탈리아에선 사망자가 그 10배(631명)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선 검사가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데다 검사 비용이 낮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현재 하루 1만 5000건 가까이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BBC방송 역시 “WHO는 이 감염증의 치사율을 3.4%라고 발표했지만 한국에선 0.7%”라며 “검사 정확도는 98%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한국은 경제 기적을 가능하게 한 ‘빨리빨리’ 문화에 따라 전염병에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검사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검진소는 매우 혁신적”이라고 보도했다.

민주주의 원칙 지키며 봉쇄 없이 대응



정은경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이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후베이성 우한 등 특정 도시를 봉쇄한 중국, 전국 봉쇄령을 내린 이탈리아처럼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전염병에 신속히 대처하고 있단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를 봉쇄하지 않은 점이 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봉쇄 대신 밀접 접촉자를 추적하고 빠르게 검사하는 방식”(AFP통신)을 택했으며, 이는 “민주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대응”(코리에레 델라 세라)이란 얘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니스트 조쉬 로긴의 기고문을 통해 “민주주의 국가의 강점을 잘 활용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더 적합함을 증명한 국가는 (미국이나 이탈리아가 아닌) 바로 한국”이라고 보도했다. “수백만 명을 강제로 집에 가두고 정부 비판을 막아버린 중국”과 달리 민주적으로 대처하면서도 대규모 검사를 시행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단 것이다.

신문은 또 “중국이 초기에 한국처럼 했더라면 사태가 이토록 악화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비판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더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감염병이 별것 아닌 것처럼 거듭 강조해 비난을 샀다”고 미 정부를 비판했다.

미 정치전문지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미국이 배울 수 있는 것'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조명했다.

“중앙·지방정부가 매일 브리핑을 열고 인터넷에 관련 정보를 게시하며 심지어 시민들에게 피해야 할 장소를 문자 메시지로 알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명확하고 투명한 정보 전달은 코로나를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며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에 비해 미국엔 “잘못됐거나 불명확한 정보가 너무 많다”며 “불행히도 미국은 여러모로 뒤처져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 빛 발해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전북도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비대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각국 언론이 무엇보다 주목한 것은 한국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었다.

AFP통신은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정부의 권고에 따라 콘서트 등 수많은 축제도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거리에서 대부분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할 정도로 위생 수칙도 철저히 지킨다”고 보도했다.

WP 역시 “한국에선 대규모 행사가 취소됐고, 교회에서는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며 “대구를 봉쇄하지 않았음에도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권고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BBC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차고 있고 주요 건물에는 열 화상 카메라, 손 소독제가 비치돼있다”며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배울 만한 점”이라고 전했다.

개인정보 침해·대구 초기 대응에는 비판도
외신들은 한국 정부의 대응을 칭찬하면서도 개인정보에 대한 논란의 소지는 있다고 우려했다. 확진자 동선 공개가 여러모로 도움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 수 있다”(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지적이다.

AFP통신 역시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CCTV 기록, 휴대전화 추적을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일은 코로나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제기된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의 대응을 칭찬한 WP도 “일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바로 이 문제를 지적했다.


BBC는 대구에서의 초기 대응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도시 대구에서는 환자 2명 이상이 치료받기를 기다리다가 병상에서 숨지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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