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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코리아타운 속 이웃 커뮤니티

얼마 전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올드타이머인 지인을 만났다. 그는 지난 2010년 LA한인타운인 3가와 알렉산드리아 애비뉴부터 뉴햄프셔 애비뉴까지의 거리를 ‘리틀 방글라데시’로 지정하는 안을 위해 뛰어다닌 커뮤니티 리더 중 한 명이다. 리틀 방글라데시에서 30년이 넘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그는 한인타운의 성장을 지켜본 증인이다. 한인보다 더 한인타운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는 이웃이기도 하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가 지정된 후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10년 만에 이 거리에서 운영되는 방글라데시 비즈니스는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인구도 늘어나 10년 전보다 타운 경제도 나아졌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성장의 중심 동력은 한인타운이었다. 그는 “다양성과 역동성이 넘치는 한인타운의 매력이 사람들을 흡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방센서스국 통계를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한인타운은 미국에서 뉴욕 맨해튼 다음으로 가장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고 있는 지역이자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는 “한인타운은 모든 걸 포용한다”며 "그래서 타지역 주민들이 리틀 방글라데시도 이웃처럼 느끼고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한인타운에는 ‘코리아타운’이라고 적힌 간판 외에도 다인종 커뮤니티를 알려주는 간판이 꽤 많다. 가까운 곳으로는 3가와 버몬트가 '리틀 방글라데시’로 불린다. 버몬트와 피코 불러바드에 '리틀 살바도르’, 노먼디와 웨스턴 사이의 할리우드 거리엔 ‘타이 타운’이 있다. 베벌리와 알바라도 스트리트 주위는 '히스토릭 필리피노 타운’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북서쪽으로 내려가 만나는 페어팩스와 멜로즈 인근에는 '리틀 아르메니안’을 만난다. 좀 더 눈을 넓게 들면 차이나타운과 리틀 도쿄가 코리아타운과 이웃하고 있다.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그는 불경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땅을 개발해 빌딩을 세우고 비즈니스를 오픈하는 한인들의 기업가 정신이 놀랍다고도 했다. 한인타운의 매력을 이웃에게서 들으니 괜히 뿌듯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인 커뮤니티가 대처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돌아보게 된다. 한인타운 경제를 위해 한마음으로 돕고 지켜가는 모습을 보니 '4·29 LA폭동’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소환된다. LA폭동은 한인타운에는 아픈 기억이다.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의 충격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한인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폭동의 재해를 딛고 일어났고 지금도 당시의 아픔을 이겨내고 곳곳에서 한인타운의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일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많은 단체와 기관들은 한인타운을 둘러싸고 있는 다인종 커뮤니티와 끊임없이 관계개선을 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불쑥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많은 다인종 커뮤니티가 있는데 한인커뮤니티가 그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가 있나? 코리아타운은 아직도 LA폭동을 기억하는가?”

코로나19 사태로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타인종 커뮤니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의 이웃이다. 모두 힘들겠지만 LA폭동에서 배운 교훈을 기억하자. 바로 이웃사랑과 커뮤니케이션이다. 함께 극복하다 보면 후손들에게 물려 줄 한인타운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 LA문화교류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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