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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봄비가 온다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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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3/18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20/03/17 18:54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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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 않은 캘리포니아라 해도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겨우내 움츠렸던 꽃이 피고 잎이 파랗다. 아쉬움을 주던 겨울비가 봄 들어 주룩주룩 내린다. 지붕에 비 듣는 소리가 마음부자로 만들어 준다. 떨어지는 낙숫물과 골목길을 쓸어 내려가는 물이 산골 도랑물처럼 맑다. 봄비가 큰 위로를 주고 있다.

군자란과 심비디움 꽃이 한참 볼품 있고 관음죽과 수국은 새잎으로 파랗다. 꿩 대신 닭인 세 잎 무고파인이 한국 오엽송을 닮아간다. 얼굴 내민 도라지가 세찬 바람에 꼿꼿하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 지구를 돌며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처음 만난 유령에 온 세상이 갈팡질팡 봉변을 당하고 있다. 아직 그 정체가 무섭기만 하다. 여러 곳에서 정체 파악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씨름하고 있어 위안이 된다.

그 유령에 노출되지 않도록 거리를 두어야겠다. 어떻게 나타난 유령이냐는 나중이고 퇴치가 먼저다. 봄비가 내린다. 깊은 산에 눈이 쌓이고 강물이 흘러 저수지를 채우고 있다. 물풍년이면 농사풍년으로 마음풍년도 절로 든다. 비 그치고 날씨 풀리면 반갑지 않은 손님은 사그라지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리라.

아내가 미리 바람이 드나 보다. 어디 조금은 먼 곳의 깨끗한 찻집을 찾아가서 우아하게 앉아 차 한잔 하자고 예약을 한다. 여자의 봄바람은 나이 없이 죄가 아니라든가, 어느 현인의 말씀인가도 싶다. 우리는 모두 희망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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