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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반출된 고미술품 찾으러 왔소'…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 혜문 스님

고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 있던 대리석 조각의 40%만 그리스 정부가 보관하고 있으며, 55%는 대영박물관(브리티시 뮤지엄)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리스는 1830년 독립 이래 대리석 조각 반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대영박물관은 오스만 터키 술탄의 허가로 파르테논 조각을 해체해 영국으로 옮겨갔다.

1982년 영화배우 출신 멜리나 메르쿠리 문화부 장관이 영국에 공식적으로 반환을 요청했으나, 이듬해 영국 정부는 반환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

유난히 전쟁이 많았던 한반도에서 한국의 고미술품은 약탈과 반출의 대상이었다. 해외 반출문화재는 약 7만6000여점으로 추정되며, 이중 일본이 3만5000여점, 미국에 1만9000여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부터 해외 불법반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뉴욕에 체류 중인 ‘문화재 제자리찾기’ 사무총장 혜문 스님. 그에게 뉴욕과 보스턴 일대에서 발견한 국보급 문화재의 현황을 들었다.

보스턴뮤지엄=부처님의 사리가 보스턴뮤지엄에 있다면? 금은제 라마탑형 사리구(Sarira Reliquary in the shape of a Tibetan Buddhist stupa, gill silver)는 13세기 한국 사찰에 봉인됐던 석가모니불, 지공·나옹 스님의 사리를 담은 유골함이다.

보스턴뮤지엄 동양미술부장 고지로 토미타는 사리고의 출처를 정확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메리&잭슨 버크 콜렉션=맨해튼의 아시아미술품 전문 콜렉터 메리&잭슨 버크 콜렉션은 국보급 불화 석가삼존도(1565)를 소장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17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개막된 ‘한국 르네상스의 미술, 1400∼1600)’전에서 보스턴뮤지엄에서 대여해온 약사삼존도(16세기 후반)와 함께 전시 중이다.

버크콜렉션의 석가삼존도는 금니(金泥)로 쓰여진 허응당 보우의 글씨임을 나타내는 ‘청평산인 나암’과 원 소장처를 나타낸 회암사(檜岩寺)란 글씨가 뚜렷하게 남아있다.

석가삼존도는 조선시대 명종 20년 불교를 중흥시킨 문정왕후가 아들 명종의 병세 회복을 기원하고 세자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금화 50점, 채화(彩畵) 50점 등 도합 400점을 제작, 회암사에 시주한 불화의 한 폭이다. 이 불화들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1점, 일본 4점, 버크콜렉션 1점 총 6점이 전래되고 있다.

석가삼존도는 조선시대 왕실과 불교의 관계, 허응당 보우의 불교 중흥정책, 회암사의 문제를 모두 포괄한 조선 불교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메리&잭슨 버크 콜렉션은 1990년 일본에서 발견된 석가삼존도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회암사는 지난 97년부터 문화재 발굴을 시작, 2009년 박물관을 완공할 예정이다. 개막 전시로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석가삼존도를 모아 전시할 계획이다.

혜문 스님은 이 콜렉션에 2010년 개관할 회암사뮤지엄에 전시할 수 있도록 임대해 달라고 부탁했다. 콜렉션 측은 “정식으로 공문으로 요청한다면 검토하겠다”고 회답했다.

핸더슨 콜렉션=하버드대의 아시아박물관 아서새클러뮤지엄은 핸더슨 콜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그레고리 핸더슨은 광복 후 주한미대사관 문정관(1948∼50, 58∼63)을 지낸 인물로 한국 거주 당시 한국 유물을 다수 수집하거나 선물로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 로버트 마우리 교수는 지난 1월 뮤지엄을 방문한 혜문 스님에게 “우리는 핸더슨 콜렉션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우리의 아시아 컬렉션 중에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혜문 스님은 뱀모양의 가야토기, 신라토기, 12세기 청자 주병 등이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핸더슨은 1969년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한국의 도자기-다양한 예술품’ 카탈로그를 발간했다. 이 도록에 의하면 그의 콜렉션에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국보급 문화재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핸더슨은 가야토기부터 조선 백자까지 우리나라 도자기를 시대별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 12월 죽은 마이아 핸더슨 여사의 수많은 유물을 지난해 헐값에 경매로 넘어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

혜문 스님은 핸더슨 콜렉션 중 유찰되어 남아있는 작품 중 안평대군의 글씨를 발견했다. 안평대군은 동양 회화중 최고의 걸작이라고 불리는 ‘몽유도원도’의 작자이자 세종의 아들이다. 조선 최고의 명필로 꼽히는 안평대군의 글씨는 국보 238호(소원화개첩)로 지정되어 있다.

아서새클러뮤지엄은 1991년 핸더슨 소장 도자기 콜렉션 150여점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1994년부터 넬슨 굿맨의 조선시대 회화 3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교=컬럼비아대학교 동아시아 도서관에는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조선왕실의궤 3종이 있다. 방문단은 이중 용비어천가 2권 등 한국에 없는 고서 39권을 확인했다.

혜문 스님은 3종의 의궤(‘자경전진작정례의궤’ ‘진찬의궤’ 순조29년 작, ‘진찬의궤’ 고종 29년 작)를 열람했다. 자경전진작정례의궤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한글본 의궤를 황비를 위하여 만든 것.

‘원행을묘정리의궤’와 더불어 궁중 연회의 음식, 음악, 춤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컬럼비아대학에서 15세기 후반 번각(飜刻)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비어천가 9·10권도 발견했다. 이 책들은 1968년 컬럼비아대가 한국의 ‘동남’이란 서점으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에 있는 용비어천가 초간본은 세종 29년(1447) 간행된 것으로 서울대학교 가람문고, 고려대학교 만송문고에 1·2권이 있다.

혜문 스님은 “이응로 화백과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였던 고계동 화백의 그림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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