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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니시를 왜 영문법에 구겨넣나”

[LA중앙일보] 발행 2020/03/26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20/03/25 17:30

최근 입문 45년 맞은
백지원 스패니시 선생

“외우는게 능사 아냐,
그 문화부터 익혀라”

미주 한인사회에서 스패니시를 배운다고 하면 가장 먼저 추천되는 ‘스페인어 선생님’이 바로 백지원(사진)씨다. 한국에서 외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남미로 이주해서 20년, 남가주로 이주해와서 20년 도합 40년을 스패니시로 일관한 정진 덕분이다. 학부까지 45년간 한국사람으로 스패니시를 공부하며 이제는 ‘재야 스페인어학자’로 충분히 불릴만하다. 그의 결론은 ‘미국사람한테 배우지 마라’다. 몇 달만에 스패니시 잘할 수 있다는 그의 비결을 들어봤다.

-영미권 보다 한국인이 스패니시를 더 배우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패니시는 영어와 문장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해석하는 게 나을 정도다.”

-동사변화가 라틴계 언어답게 무척 다양하고 복잡해서 외우다가 눈물을 쏟는다고 한다.

“그게 바로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영미권 문법 1~3인칭으로 스패니시를 배우려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영미권은 나, 너, 3자(그, 그녀, 그것)로 3개의 인칭으로 나눈다. 하지만 스패니시는 나와 나아닌 사람, 즉 2개의 인칭으로 나눠야 맞다.”

-외국어로 학교에서 스패니시를 배운 사람들은 대개 인칭과 동사변화에서 좌절한다.

“지금같은 스패니시 학습법은 그냥 외우는 것이지 그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사실 외우려고 들면 끔찍하게 외울 게 많다. 원리를 알면 정말 단시간에 익힐 수 있는 언어다.”

백씨는 게르만계 언어인 영어 구사자들이 만든 영문법에 억지로 스패니시를 비롯한 라틴계 언어들(불어, 이태리어, 루마니아어, 포르투갈어)을 두들겨 맞춘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들 라틴계 언어는 모두 문장이 끝날 때까지 화자의 의사파악이 어렵기 쉽다. 특히 스패니시의 경우 문장구성에서 평서문인지 의문문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보다 한국어인 사람이 오히려 스패니시를 배우기 쉽다고 설명한다.

“한국어 동사가 ~다로 끝나는 것같이 스패니시도 ~er/~ar/~ir로 끝난다. 심지어는 구조와 활용도 같다. 발음도 경음과 격음을 구별하는 한국어는 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영어에 비해서 낫다. 모음도 10개다. 존대말과 반말, be동사도 ‘이다’와 ‘있다’로 나뉘는 등 신기하게 같다.”

-이런 유사점 때문에 빨리 배울 수 있다는데.

“특히 한국사람들에게 영어보다 쉽다. 발음기호가 따로 없을 만큼 발음과 철자, 액센트가 쉽다. 또한 숙어, 관용어, 조동사가 없다.”

이외에도 스패니시는 기초가 되는 500~600개의 단어만 쓰면 웬만한 것은 조립해서 쓰는 언어다. 백씨는 주위에서 스패니시를 쓰는 사람들의 학력이 그리 높지 않아도 의사소통이 신기하게 잘 되는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패니시는 차라리 동사변화가 무쌍한 언어가 아니고 글자단위로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세가 있으면 스패니시를 배우는 게 어렵지 않냐는 얘기도 들었다.

“현재 68세로 스패니시 강사와 설교를 동시 통역하는 분이 있다. 수년 전 1년 6개월 배우고 그렇게 강사까지 됐다.”

백씨는 젊은이의 경우 자신에게 1년을 배우면 강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라틴계가 영미권과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 음식과 풍속만 그런 것이 아니고 언어의 체계와 활용, 생활도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심해서 써야할 스패니시

▶Andale!(안달레)=andar(돌아다니다)동사의 명령법 2인칭(반말)에, 3인칭인 le를 붙여 만든 멕시코 속어다. 대개 ‘빨리 빨리’란 의미로 쓰는데, 원래 ‘빨리’란 말은 시간이 촉박할 때는 부사 pronto를, 속도를 올리라 할 때는 형용사 rapido를 써야 한다.

▶Orale!(오랄레)=스팽글리시로, 영어 all의 첫 발음과 right의 첫 발음을 따서 '오랄’을 만든 다음, 목적대명사 le를 붙인 형태다. 교양있는 사람은 쓰지 않는 표현, 아무 데서나 쓰지 않아야 한다.

▶mande(만데)=멕시코 사람들이 뭐요(Que)라는 표현으로 마구 사용하는 단어다. 그들은 이제 의미도 모르고 쓴다는 것. 원래 mandar는 ‘명령하다’라는 동사로 노예가 주인에게 “명령이 뭔가요”라고 되묻거나 “명령만 주십시요”라는 의미다. 상대와 동등한 대화를 나누려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칭가도, 칭갈레=영어 F워드 욕이다. 라티노가 많이 사용해서 써도 되는 줄 알기 쉽지만 근친상간과 관련된 성적인 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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