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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전시 대통령' 트럼프

[LA중앙일보] 발행 2020/03/27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20/03/26 18:27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이다. 1933년 시작해 1945년까지 무려 12년간 재임했다. 초대 조지 워싱턴 시절부터 대통령 장기집권은 금기시 돼왔다. 두 번째 임기를 마친 워싱턴에게 국민은 종신 대통령을 원했지만 선례를 남길 수 없다며 정계를 떠났다.

루스벨트의 4번 연임은 탁월한 정치적 역량 덕분이지만 당시 시대 상황도 크게 작용했다. 재임 시기는 대공황(1929~39년)을 거쳐 미국이 전격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뛰어든 때다.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대통령직을 시작했다. 국내총생산은 25%가 줄고 실업률은 끝 모를 추락을 했다. 대공황의 험난한 파고를 넘어선 후에는 국가 수반 위치에서 제2차 대전을 주도해야만 했다. 말 그대로 '전시 대통령(Wartime President)'이었다. 역사학자들은 전시 의 미국을 이끈 리더십이 4선의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군 자원을 동원하겠다며 "나는 전시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상황을 전시라고 공표한 것이다. 바이러스의 공포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고, 추락하는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도 발동했다. 국방과 국가안보 지원을 위해 주요 물품의 생산을 확대하는 조치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에 제정된 이 법은 대통령에게 전시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대통령은 일반 기업에게 국가안보에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사재기를 금지하고 가격 상한선을 지정할 수도 있다. 또한 국가안보 목적으로 물자와 서비스, 공공설비 등을 재분배할 수 있고 사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감독과 지시도 허용된다. 이 법은 냉전시대에는 자주 사용돼 왔지만 21세기 들어서는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 방지 목적으로 2차례 발동됐다.

역사적으로 미국 경제의 저력은 전시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2차 세계대전에 뒤늦게 참전했지만 사기업의 생산·유통 시스템을 신속하게 전시체제로 전환해 군수물자 확보에서 교전국에 우위를 점했다.

총성만 없을 뿐 지금은 전쟁보다 더한 위기의 시대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공격으로 경제가 마비되고 생활 전반의 모든 것들이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의 공포보다 더 혹독한 경제 문제로 국민은 고통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보다 '경제적 사망'을 막는 것이 더 시급할 정도다.

트럼프는 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코로나 전쟁에 나섰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2조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주도했고, 백악관 태스크포스(TF)를 진두지휘하며 연일 국민에게 코로나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전쟁과 대공황의 시대에 '노변 담화(fireside chat)'라는 라디오 연설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위로하고 국가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당부했다. 결국 루스벨트 시대에 대공황은 극복됐고 전쟁은 승리했다. 전시 대통령 루스벨트는 미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로 역사에 기록됐다.

미국은 다시 극한의 시기를 맞았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실한 때다. 국민에게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주어야 한다. 자화자찬을 용인하기에는 시절이 엄중하다. 정확하지 않은 통계 인용으로 혼란을 주어서도 안 된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선거 승리 보다는 국민의 생존이 우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전쟁의 선봉에 섰다. 국가적 위기에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전시 대통령' 트럼프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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