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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공포로 떠는 뉴욕 의료진들…30대 간호사 사망

[연합뉴스] 기사입력 2020/03/26 19:04

응급실서 일하던 간호사 열흘만 사망…뉴욕 간호사 확진자만 최소 67명 환자 밀려드는데 마스크 재사용하며 버텨…911 신고, 9.11테러 때보다 많아 CDC 수석 부국장 "뉴욕은 예고편…여러지역서 환자 증가할 것"

응급실서 일하던 간호사 열흘만 사망…뉴욕 간호사 확진자만 최소 67명

환자 밀려드는데 마스크 재사용하며 버텨…911 신고, 9.11테러 때보다 많아

CDC 수석 부국장 "뉴욕은 예고편…여러지역서 환자 증가할 것"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절반가량이 발생한 뉴욕에서 최근 간호사 한명이 코로나19로 숨지자 의료진들 사이에서 감염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보호장구마저 부족해 다들 코로나19 감염을 시간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열악한 근무환경 실태를 호소했다.

뉴욕시가 정확한 의료진 감염자 수를 파악하지 못하는 가운데 뉴욕주간호사협회(NYSNA)는 최소한 67명의 간호사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응급의료서비스 종사자 노동조합은 확진 판정자가 50명 이상이며, 증세가 있는 사람도 400명을 웃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간호사는 뉴욕시 마운트 사이나이 웨스트 병원의 응급실에서 일하던 키어스 켈리(36)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켈리와 8년간 함께 일했다는 동료는 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가 뉴욕에 창궐하면서 켈리가 관리자 역할을 맡아 휴식도 없이 몇주를 꼬박 근무했다고 전했다. 이 동료도 켈리와 같은 시기에 병에 걸려 투병 중이다.





켈리가 근무한 환경은 현재 뉴욕의 의료진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켈리가 근무한 병원은 최근 간호사 3명이 쓰레기봉투로 방호복을 만들어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됐던 바로 그 병원이다.

뉴욕포스트는 이 사진을 소개하며 의료진이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다"고 평했다.

당시 병원 측은 성명을 내고 이 사진이 사실이 아니며, 사진 속 간호사들이 쓰레기봉투 아래 보호장구를 갖췄다고 해명했다. 병원측은 "이 위기로 모든 뉴욕지역 병원들의 자원이 고갈되고 있기는 하나 우리 직원을 위한 보호 장비는 충분히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그 어떤 병원이나 간호사, 의사도 보호장비가 없다고는 말 못 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ps://youtu.be/ToYR6PMaaAE]

하지만 뉴욕시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보호장구와 진단검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며 다들 감염은 당연시하고, 언제 감염될 것인지만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몬티피오레 메디컬 센터 응급실 간호사이자 주 간호사 연합의 회장인 주디 셰리던은 "일선 간호사들에 대한 개인용 보호장비 제공은 확실히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품 재고가 바닥날 상황이 다가오자 의료진들은 보호장구를 재사용하고 있다. 오래된 제품을 받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셰리던은 그러나 마스크 재사용이 의료진의 감염 위험을 높인다며 "이건 마치 휴지 3장을 주고는 일주일을 버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뉴저지주 간호사인 바버라 로젠은 고무줄이 삭은, 유통기한이 지난 마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는 의료진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몬티피오레 메디컬센터 간호사인 베니 매슈는 25일 자신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화가 난다, 중국에선 이미 작년 12월에 발병했는데 그렇다면 몇달 전에 개인용 보호장비를 충분히 구비해둘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간호사도 마스크 한장으로 끝도 없이 밀려드는 환자를 돌보다 보니 감염 공포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뉴욕시 병원들은 넘쳐나는 환자로 한계치에 이른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동안 뉴욕시에는 모두 6천406건의 911(응급전화) 신고가 들어왔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2001년 9.11테러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가 무너졌을 때보다 많다.

다음날인 25일에는 신고 건수가 6천544건에 이르며 전날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을 깨뜨렸다.

일부 병원에선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시신을 처리하지 못하자 냉동 트럭까지 동원했다. 뉴욕 퀸스의 엘름허스트 병원에선 하루에 13명이 한꺼번에 사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 응급실마다 한쪽 끝부터 다른 쪽 끝까지 병상으로 가득 찼다. 여기에 인공호흡기마저 부족한 실정이어서 머지않아 의료진은 어느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배정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전망이다.

게다가 당국은 지침을 바꿔 의료진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도 증상이 없으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소재 세인트 빈센트 병원의 간호사인 윌리엄 다 실바는 "그저 안 걸리기만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미국 내 환자 발생 상황은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앤 슈챗 CDC 수석부국장은 의회전문매체인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뉴욕시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첫번째 파도'일 뿐이며 수주 내에 미 전역의 도시들이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행병학자와 과학자, 전문가를 뉴욕과 시애틀을 포함한 미 전역에 보내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미 전역에서 감염자 수가 증가하는 지역들이 있다. 뉴욕의 숫자가 너무 크다 보니 처음에 눈에 띄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더 늘어나고 있고, 실제로 몇몇 지역에서 이런 증가세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확산 추이를 볼 때 미국 다른 여러 지역에서 환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놀라운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진원이 될 수 있는 지역이 어느 곳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최근 뉴올리언스의 환자 수가 급증세라고 더힐은 지적했다.

lucid@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권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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