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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창] 휴지를 양보한 할머니들

김상진 기자
김상진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20/03/28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20/03/27 19:34

회사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기다리면서 동료들과 ‘화장실 휴지’ 이야기를 잠시 나눴습니다. 자리를 비운 사이 책상에 후배가 짧은 편지와 함께 두루마리 휴지 4개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지난주에 휴지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 동네 스마트앤파이널에 갔습니다. 당연히 화장실 휴지는 없었습니다. 휴지를 카트에 싣고 있는 한인 할머니들께 여쭈웠습니다. “휴지 어디에 있었습니까?” “아. 저기 있었는데, 이게 마지막이에요. 혹시 필요하면 이거 가져가요” “그래도 될까요? 사실 제가 정말 필요합니다. 염치 불고하고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할머니 두 분 모두 차 없이 걸어오셨다고 합니다. 두 분의 짐을 제 차에 싣고 댁까지 모셔드리고 짐을 집안까지 올려다 드렸습니다. 할머니들께서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저와 제 가정을 위해 축복 기도도 해주시고, 다니면서 먹으라고 간식거리도 챙겨주셨습니다. 돌아가신 엄마 그리고 할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직업상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고 그것들을 사진에 담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면서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배의 마음과 할머니들의 배려에 이 사태를 실감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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