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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교육] 미래의 뒤샹 되려면 과감한 변화 도전해야

저스틴 김 대표 / AM 아트 앤 디자인
저스틴 김 대표 / AM 아트 앤 디자인

[LA중앙일보] 발행 2020/03/30 교육 17면 기사입력 2020/03/28 21:58

100년 전 뉴욕에서 있었던 미술 전시회에 하얀 세라믹 소변기가 작품으로 전시된 적이 있다. 독립미술가협회전에 출품된 그 변기의 작품명은 ‘샘’. 'R. Mutt 1917’이라는 가명으로 된 프랑스 태생 마르셀 뒤샹 작가의 작품이다. 미술작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엉뚱하고 도발적인 작품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당장에라도 지린 소변 냄새가 나서 찌푸린 눈과 입, 그리고 코를 손으로 막고 싶은 표정을 하고 싶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당연히 그 소변기는 전시장 한구석에 방치된 채로 전시돼 있었고 주최 측뿐만 아니라 전시에 참여했던 모든 작가와 관객들로부터 심한 비평까지 받았다.

그런데 전시회가 끝날 때쯤 뒤샹은 자신의 작품인 소변기에 대한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독립미술가협회 전시는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전시를 할 수 있는데 왜 내 작품만 유별나게 모든 이에게서 따가운 비평을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전시장에서 철저하게 무시되고 배제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작가가 작품을 결정하고 그 작품을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권위가 최우선시되어 있는 기존의 미술계 관념을 뒤집어 놓았다. 그 후 뒤샹은 이를 계기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성품을 예술적 가치로 두고 예상치 못한 의미를 얻는다는 ‘레디메이드’(Ready Made)라는 신개념 미술을 만들었다.

즉, 자전거 바퀴, 선반 등 “작가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닌 기존의 만들어져 있는 것을 선택한 것 자체 모두가 작품이 된다”는 새로운 개념으로서, 회화에서 보는 뛰어난 손기술이 아닌 해석과 개념을 뒷받침하는 도발적인 예술을 펼쳤다. "아이디어는 찾는 것이 아니다 결정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에 콧수염을 그리기도 했다.

뒤샹은 “예술은 작품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작품을 보는 이의 관심”이라며 작품의 권위를 만들어 내는 건 미술관이나 평론가가 아니라 작가와 관객의 자유로운 해석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뉴욕에서 작품을 마치고 1923년에 파리로 돌아와서는 작품활동보다 서구식 장기인 체스에 집중했다. 사람들은 뒤샹이 예술에 많은 염증을 느꼈다고 생각했지만, 뒤샹은 "체스는 2차원의 평면 위에 3차원의 입체 말들이 시간의 굴레 속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완벽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체스를 두는 자체가 가장 완벽한 예술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체스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오히려 더 많다. 훨씬 비상업적이고 순수하기 때문”이란 변과 함께 말이다. 당시 파리는 신세대 중심으로 새로운 계급의 활성화로 기존 권위가 무너지는 시기에 아직도 권위의식에 빠져있는 기존의 예술세계를 바꿔보려는 뒤샹의 의도가 짙게 깔렸었다.

뒤샹은 “하기야 죽는 것도 남의 일이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1968년 세상을 떠난 후에도 사람들에게 또다시 깜짝 놀라게 하는 비밀리에 제작된 수수께끼 같은 작품을 공개했다. 바로 1946년부터 1966년까지 20년간 작업한 대작 ‘에탕 도네’라는 작품으로, 나무문의 열쇠 구멍 속에 하얀 구름과 연못, 그리고 여성의 나체가 그려진 작품이다. 관객은 열쇠 구멍을 들여다보는 순간 목격자가 됨과 동시에 관음하는 자가 되게끔 의도된 작품이다.

즉 예술작품은 감상 자체로서가 아닌 경험을 통해 치밀하게 만들어진 도구임을 깨닫게 했다.

이처럼 뒤샹은 수많은 도발적인 작품을 통해 현대예술의 근간을 개척한 현대미술의 혁명가가 되어 현시대의 개념미술(Conceptual Art)을 발전시켰다.

뒤샹은 "나는 예술을 믿지 않는다, 예술가들을 믿는다”, “나에게 어려운 점은 지금 이 시대의 대중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차라리 나는 내가 죽은 후 50년, 100년 후의 대중을 기다리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100년 전 파리의 이단아로 불리면서도 당시 사람들의 관습과 생각을 과감하게 바꿔보려고 했던 뒤샹처럼 앞으로 30년 후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운명의 신세대 속에서 현재의 뒤샹 뿐만 아니라 미래의 뒤샹의 탄생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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