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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해(害)에서 은혜 발견하기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LA중앙일보] 발행 2020/03/31 종교 17면 기사입력 2020/03/30 17:50

요즘처럼 일상이 제한 받고 불안을 느끼는 경험은 생전 처음인 듯싶다. 경전에 '은생어해(恩生於害) 해생어은(害生於恩)'라는 말이 있다. 해에서 은혜가 나오기도 하고 은혜에서 해가 나오기도 한다는 말이다.

직업상 주로 숙소에 머무는 편이지만,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이런 저런 감상이 든다.

첫째, 우리는 하나임을 실감한다. 특정한 곳이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세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제는 한 지역, 한 국가의 재난이 거기서 그치는 시대가 아니다. 여타 국가들의 확진자 수 증가를 감안할 때 한국 확진자 수 감소를 마냥 기뻐하기만은 어려운 이유이다.

둘째, 공심(公心ㆍ개인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불가에서 공심은 주로 복과 지혜와 관련되어 강조되는 덕목이지만, '위공반자성(爲公反自成, 공을 위하는 것이 도리어 나를 위하는 일이다.)'이라는 말처럼,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길임을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사재기나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것, 심지어 의심증상이 있음에도 여행을 하는 경우 당장은 이익이 될지 모르겠으나,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가게 된다.

셋째, 은혜이다. 당장 음식점은 물론 도서관도 공원도 갈 수가 없다. 식당 종업원들도 은혜이니 감사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말하면, "월급 받고 일하는데 왜 감사해야 하죠?" 바로 되묻는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음식점이 없으면, 종업원이 없으면 우리는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없다. 도서관도 공원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은 존재 자체로 서로 은혜이다.

일단 밖에 나가게 되면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부터 마스크, 장갑, 세정제에 이르기까지. 평소 맑은 공기에 대해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궤변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대중가요 가사 말처럼 자연이든 이웃이든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이를 세상에서는 '보은' 혹은 '감사'라고 하는 것이다.

넷째, 인간에게 사랑과 자비가 충만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탐진치가 더 드러나게 마련인 실제에서 우리 안의 사랑과 자비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마스크를 손으로 꿰매 기부해 주신 할머니도 대단하지만, 이를 보고 감동을 하는 사람들 또한 필자에겐 이를 확인하는 계기이다.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쿠바의료진의 이탈리아 파견도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하나!" 더 이상 진리적 수사가 아닌 사실이고 진실이다. 모든 존재를 부처님 대하듯 공경히 대하고, 모든 일을 불공하듯 경건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태는 이미 벌어졌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태를 마무리 하는 일과 난국을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로 삼는 일이다. 모처럼 찾아온 휴식과 독서의 기회도 행운으로 여기는 여유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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