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3.0°

2020.05.29(Fri)

[등불 아래서] 우리는 '닫힌 방'에 살지만…

한성윤 목사 / 나성남포교회
한성윤 목사 / 나성남포교회

[LA중앙일보] 발행 2020/03/31 종교 17면 기사입력 2020/03/30 17:51

일상이 깨어졌다. 현관문을 열고 분주하게 나가던 아침이 멈췄다. 문은 닫히면 벽이다. 전부터 집에서 일하던 이에게도 열려 있던 문 안과 이제 벽을 세운 문 안에서 일하는 것은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닫힌 방에 산다.

사르트르의 '닫힌 방'에는 가르생과 이네스, 에스텔이 등장한다. 거울도 없는 방에서 이들은 다른 사람에 의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현대인이다. 그래서 타인은 자신을 억압하는 지옥이다.

이제 우리는 사람 대신 유튜브와 카톡 그리고 페이스북과 함께 있다. 우리는 모니터 앞에 앉아 거짓까지 난무하는 수많은 정보로 우리를 만들고 바라본다. '닫힌 방'을 따르자면 모니터가 지옥이다.

'닫힌 방'에서 소름 돋는 부분은 안내인이 문을 열어주지만 아무도 나가지 않으려 하는 장면이다. 이제 그곳이 더 익숙해진 것이다. 우리도 모니터 앞이 더 편해진다.

얼굴을 대하며 티격태격하는 시간이 어색하고, 지지고 볶을 바에야 고고하게 모니터 앞에 혼자만 있고 싶어진다면, 우리는 현실을 피한 것이 아니라, 모니터에 의해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다. 오랜만에 누리는 가족과의 시간이 힘들기만 한다면, 우리는 실망할 필요 없이 언제든 꺼버릴 수 있는 모니터 속의 세상이 전부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진짜 내가 없다.

비록 모니터를 통해 소통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온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화면의 내가 아니라 몸과 영혼을 가진 나의 부활이다.

우리는 부활을 통해 내가 타인이나 모니터에 의해 결정되는 사람이 아니라 영원할 생명을 누릴 하나님의 귀중한 형상임을 기억하게 된다.

이 땅에서 기도는 위대하며 소중하고 실제적 능력이지만 얼굴과 얼굴을 마주할 영원한 사귐에 비하면 그림자일 뿐이다. 기록된 말씀은 은혜의 통로요, 이 땅에 주신 최고의 선물이지만 영원한 나라에서 주님과 나눌 대화에 비하면 그림자일 뿐이다.

부활은 죽었다 살아나는 것만이 아니다. 너와 나, 그리스도가 얼굴과 얼굴로 서로에게 영원한 기쁨이 되는 일이다. 우리는 지금 거리를 두고 살지만 잊지는 말자. 참 건강은 거리 두기가 아니라 사랑이다. 부활의 기쁨을 잊지 말자.

sunghan08@gmail.com

관련기사 금주의 종교 기사 모음-2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박유진 변호사

박유진 변호사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