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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 21만, 5000명 숨져…"자택 대기 명령 효과 일부 나타나"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4/01 20:58

5일 만에 10만→20만 명, 하루 900명 사망
외출금지령 일찍 시행 워싱턴·캘리포니아 효과
"연방정부 비축 호흡기·가운 등 의료물자 바닥"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도로가 1일(현지시간) 텅 비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달 19일 자택 대기 명령을 내려 비필수 인력의 외출은 막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일(현지시간) 2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8일 10만 명을 넘긴 지 닷새 만에 두배로 늘었다. 사망자는 5000명을 넘었다. 하루 사망자가 917명 나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확진 사례와 사망자 수가 급증한 이탈리아와 같은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동부시간) 기준 미국 환자 수는 21만5417명이다. 이 가운데 5119명이 숨졌다. 세계 환자 93만5817명 가운데 미국이 22%를 차지한다. 5명 중 한 명꼴이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8만2381명)보다 발병 건수가 두 배 이상 많다.

감염자 20만 명 돌파는 지난 1월 21일 미국 첫 환자가 나온 지 71일 만이다. 지난달 19일 환자 수가 1만 명을 찍은 뒤 20배 늘기까지 불과 1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요국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최대 발병지인 뉴욕주는 전날보다 환자가 약 8000명 늘면서 모두 8만3982명이 됐다. 이어 뉴저지주(2만2255명), 캘리포니아주(9855명), 미시간주(9315명), 매사추세츠주(7738명), 일리노이주(6980명) 순으로 환자가 많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부 효과 나타나"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일찍 시행한 주는 발병 곡선이 완만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자택 대기’ 명령을 가장 먼저 시행한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환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진단 검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지 않고, 지역별 검사 건수 편차가 있어 데이터에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자택 대기 명령을 일찍 시행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미 공중보건위생 책임자인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1일 NBC 방송에서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이탈리아에서 공격적인 확산 억제 조치가 발병 상승 곡선을 완만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환자 수 1위를 차지했던 워싱턴주는 지금은 10위(5893명)로 떨어졌다. 워싱턴주는 미국 첫 환자가 나오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곳이다. 워싱턴주 시애틀시는 3월 16일 음식점과 다중이용시설 영업 중단을 명령했고, 23일 주 전체에 ‘자택 대기’ 명령을 내렸다.

3월 19일 자택대기 명령을 내린 캘리포니아주는 확진자 수가 미국 내 2위에서 3위(9855명)로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은 14일부터 음식점과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고, 17일 자택 대기 명령을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는 33명, 로스앤젤레스는 31명이다. 미국 평균인 인구 10만명당 49명에 못 미친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기리기 위해 붉은색과 흰색 불을 밝혔다. 뉴욕주는 자택 대기 명령을 실시중이어서 행인과 차량을 찾아볼 수 없다. [AFP=연합뉴스]






22일 주 전체에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린 뉴욕주는 4월 말까지는 환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23일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린 매사추세츠주는 확진자 수가 미국 내 5위(7738명)로 뛰어올랐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상대적으로 늦게 시행한 주는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플로리다주는 오는 3일부터 자택 대기 명령을 한다고 1일 밝혔다. 플로리다주는 3월 말 봄방학 기간에 인파가 해변을 가득 메우는 등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지 않았다. 그 여파로 환자 수가 순식간에 7위(6956명)로 뛰어올랐다.

니콜라스 주엘 UC 버클리 교수는 WP에 “자택 대기 명령을 일주일 빨리 시행하면 질병 확산 예방에 큰 차이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코로나19 TF 소속 데버러 벅스 조정관은 31일 브리핑에서 “뉴올리언스와 디트로이트, 시카고, 보스턴 같은 곳이 뉴욕처럼 되지 않고 캘리포니아처럼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의 확산세 둔화는 '사회적 거리 두기' 이외에 다른 요인도 작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 교통체계가 미비해 주민 대부분이 자가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뉴욕에 비해 감염 예방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가 아마존ㆍ페이스북ㆍ마이크로소프트ㆍ애플 같은 미 정보기술(IT) 기업이 모인 곳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원격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기 때문에 초기부터 임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해 감염 전파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 정부가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기 일주일 전인 3월 초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한 곳이 많았다고 WP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을 위해 참석 기자 수를 줄이고 좌석간 간격을 띄어 배치했다. [AFP=연합뉴스]






“연방정부 의료물자 바닥”
진단 검사 도구 보급이 빨라지면서 확진자 증가는 예견됐지만, 환자와 사망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과 보호 장비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미 연방정부가 비축해 놓은 호흡기 마스크와 가운, 장갑 같은 개인보호장비(PPE)가 거의 바닥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국토안보부 당국자는 “연방정부가 비상용으로 비축한 물량은 일부 도시에 필요할 경우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지, 50개 주 전체에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 대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연방정부 비축 물자 부족을 시인했다.

각 주정부는 연방정부에 보호 장비 부족을 호소하면서 의료물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에서 “발병 핫스팟이 새로 생겨나고 있어서 어느 지역이 더 시급하게 필요로 할지 알 수 없다"면서 "주 정부가 원하는 만큼 전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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