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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코로나19 사태가 촉구하는 것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LA중앙일보] 발행 2020/04/07 종교 17면 기사입력 2020/04/06 17:24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감염을 겁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회 체제가 붕괴될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런 사태를 보며 세 가지 단상이 떠올랐다. 첫째,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둘째, 성숙한 사랑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매우 비슷하다. 셋째, 삶과 죽음의 문제에 있어서 간접적인 지식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하느님의 이름'은 유다인들에겐 발음이 불가능한 이름이었다. 그것은 입술과 혀로 발음되는 이름이 아니라, 코로 '숨 쉬어지는' 이름인 것이다. 우리가 살아있으면서 매 순간 하는 일이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고, 세상에 태어나면서 맨 처음 한 일도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으며,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할 일 또한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가 끊임없이 하고 있는 호흡처럼, 가까이 있는 존재다. 그분은 하느님께서 아담의 코에 불어넣으신 바로 그 숨이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마지막으로 거둔 그 숨이며, 부활하신 다음 제자들을 향하여 평화와 용서, 성령으로 내쉬신 바로 그 숨이다. 그 숨은 정확하게 '없는 것'이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모든 인간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존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벌거벗은 지금ㆍ29~31쪽 편집)

그러나 일치를 위해서 '분리'는 피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다른 사람의 '개별성'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상실의 위험에 직면하면서까지 '독립성'을 길러주려고 애쓴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개인의 영적 성장이며 정상에 오르는 이 고독한 여행은 혼자서 할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결혼이나 사회의 지지 없이는 이 중요한 여행을 달성할 수 없다. 결혼과 사회는 그러한 개인의 여행을 지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개인과 사회의 성장은 서로서로 의존하나, 성장하려고 할 때에는 항상 그리고 필연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다.(칼릴 지브란ㆍ예언자ㆍ결혼편 참조ㆍ아직도 가야 할 길ㆍ242~244쪽 편집)

끝으로, 신앙은 철저하게 개인적이어야만 한다. 이 말은 현실이라는 가혹한 시련을 경험하면서 불처럼 타오르는 회의와 의문을 통해 빚어지고 굳어진 개인적인 것이어야만 한다는 의미다. 많은 경우, 제 역할을 하려면 우리는 간접적인 지식에 의존해야만 한다. 그러나 삶의 의미, 목적, 죽음 등이 문제될 때 간접적인 지식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간접적인 하느님에 대한 간접적인 신앙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개인적인 언어와 특수한 체험이 있어야 한다.(아직도 가야 할 길ㆍ279~280쪽 편집)

코로나19 사태는 인류로 하여금 굳건한 신앙 안에서 서로 한 마음이 되어 공동선을 이룰 수 있는 체제(system)를 확립하라고 촉구하는 듯하다. (요한 6,2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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