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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바다를 떠다니는 ‘종합 병원’

‘앰뷸런스(Ambulance)’는 프랑스어로 '야전병원’ 또는 ‘움직이는 병원’이란 뜻이다. 1792년 나폴레옹 군대의 군의관으로 참전했던 외과의사 도미니크 장 레리가 전장에서 부상병들을 후방으로 신속하게 이송하기 위해 마차를 개조해 구급마차를 만들었고, 이를 앰뷸런스라 불렀다. 당시 전쟁에서 앰뷸런스는 프랑스군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앰뷸런스’는 구급차의 세계 공통어로 통한다. 의료용 헬기는 ‘에어 앰뷸런스’ 또는 ‘닥터 헬기’라 부른다. 앰뷸런스는 이송 중에도 응급처치 요원들이 차(기) 내에서 환자에게 응급처치 의료행위를 한다. 즉 환자의 기도 확보, 심장 박동 회복 등 긴급을 필요로 하는 조치다. 앰뷸런스 내에는 침대, 기초 의약품, 혈액, 심폐소생기, 기도삽관 등이 준비돼 있고 응급처치 요원(2명)도 탑승한다.

미국은 150년 전 신시네티의 한 사립 병원이 최초로 민간용 구급 마차를 운영했다. 또 구급차는 1899년 시카고의 미가엘 병원이 최초로 도입했다. 앰뷸런스의 효과가 검증되자 대형병원과 소방서에도 비치하게 됐다.

에어 앰뷸런스는 도로 교통이 불편한 산간 지역이나 섬, 또는 홍수, 화재 등으로 시간, 공간적으로 구급차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에 사용한다.



한국의 앰뷸런스 시초는 1982년이다. 연세대 의대 교수 인요한 박사의 부친이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구급차가 없어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던 중 사망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인 박사가 바로 15인승 승합차를 개조해 앰뷸런스를 만든 것이 최초다.

병원선(Hospital Ship)은 많은 환자를 집합적으로 치료하는 앰뷸런스 선박이다. 1차세계대전 중 영국은 대서양 횡단용 여객선 브리태닉을 징발해 병원선으로 개조해 사용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병원선이다. 불행히도 브리태닉은 전쟁 말기에 독일군의 기뢰에 공격 당해 침몰했다.

병원선은 선체를 흰색으로 도장하고 적십자 마크를 크게 표시해 멀리서도 식별이 가능토록 구별한다. 국제법상 병원선은 공격용 무기나 군사화물을 적재할 수 없고, 대신 폭격금지의 보호를 받게 돼있다.

한국에서는 6.25 전쟁 때 덴마크가 병원선을 파견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한국에는 병원 또는 보건소조차 없는 서해, 남해의 군소 섬들이 많다. 이들 섬 주민을 위해 병원선 5척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한국 해군도 병원선 1척(한산도호)을 진수했다. 환자와 의료진 400명 수용이 가능한 규모이다.

미 해군은 병원선 2척(Comfort, Mercy)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가 심각한 뉴욕과 LA에 이들을 각각 급파해 의료 지원을 명령했다. 지난달 27일 LA항에 정박한 ‘머시호(Mercy)’는 길이 272m, 폭 32m, 속력 17.5 knot/h, 배수량 6만5500톤 크기이다. 의료침대는 응급용 280개, 중환자용 80개, 경환자용 120개, 회복용 20개, 일반환자용 500개 등 총 1000개를 갖추고 있다. 수술실 12개, MRI, CT, 화상치료실, 물리치료실 등이 갖춰져 대형병원 수준과 맞먹는 시설이다. 인적 구성은 의료진 1150명, 선박운영 60명이며, 현재 함장은 민간인, 병원장은 현역 군의관이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의료시설이 부족해지고 의료진이 피로해질 때 머시호는 의료지원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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