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70.0°

2020.05.29(Fri)

'절반의사퇴 지렛대' 샌더스 끌어안기 속타는 바이든, 양날의칼?

[연합뉴스] 기사입력 2020/04/09 10:46

2016년 경선 악몽 학습효과에 적극 구애…'사회주의자 프레임' 빌미 우려도
중도 잠식 우려 트럼프 "기이한 거래 진행 중"…적전분열 시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끌어안기'에 부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에서 이기려면 강성진보 성향 샌더스 지지층을 흡수,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거운동은 중단하면서도 대의원 확보는 계속해 나가는 '어정쩡한 중도하차' 방식으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한다는 전략이어서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자칫 샌더스의 진보 공약을 대거 받아들일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좌파 프레임'의 빌미를 줄 수도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9일(현지시간) '바이든과 샌더스가 큰 이슈들에 대한 휴전을 향해 노력해간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 팀이 샌더스의 어젠다 일부를 수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바이든 팀이 앞으로 몇 주간 정책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표 공약인 전 국민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포 올'을 자신의 공약으로 채택할 가능성은 없지만, 의료 문제와 학자금 부채, 기후 변화 등과 같은 현안에서 공통분모를 추가로 찾아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샌더스 의원은 전날 경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며 선거운동 중단을 전격 선언하면서도 흔쾌한 바이든 지지 대신 불완전한 '절반의 사퇴'를 통해 링 위에 남아 진보블록에 대한 '지분'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악시오스는 이를 8월 전당대회에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지렛대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상원의원과 그 지지층을 향해 적극 구애 모드에 나선 것은 당내 라이벌이었던 샌더스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끝내 앙금을 해소하지 못했던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의 악몽을 재연하지 않겠다는 학습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이 2016년의 유령을 내쫓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은 2016년 민주당 경선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데에 결연하다"며 샌더스를 향한 바이든의 구애는 클린턴 전 장관의 패인 중 하나로 꼽혀온 4년 전의 실수와 '구원'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버니 브라더스'로 불려온 샌더스의 열성 지지층은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원색적 공격을 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 입장에선 샌더스 상원의원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냐 여부는 본선 전략과 직결되는 고민이기도 하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정책 공약뿐 아니라 진보 성향 인사 심기 내지 친 기업 및 친 월스트리트 인사 기용 반대 등을 통해 집권시에 대비한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 구성 등에도 입김을 미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고위 인사는 샌더스가 모든 요소를 협상 대상으로 삼을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샌더스 의원의 전폭적 지지를 끌어내면서 그 지지층까지 흡수하려면 어느 정도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자칫 중도 지지층의 이탈을 초래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진보 프레임' 씌우기에 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선 균형점 찾기를 놓고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샌더스의 어정쩡한 중도하차가 진짜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바이든 지지에 대한 흔쾌하지 않음을 반영하는지에 대해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악시오스는 샌더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사회주의자'라고 부를 빌미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2016년 샌더스 캠프 전략 참모 출신 인사의 언급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샌더스 상원의원 본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자신이 그에 일조한 것으로 비치는 상황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한다.

확장성이 적다는 평가를 받아온 샌더스 의원을 내심 '쉬운 상대'로 여겨온 트럼프 대통령은 적전분열을 시도하며 반(反)트럼프 진영의 통합 저지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반트럼프 진영이 결집할 경우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해 "그는 실제로 사퇴하지 않았다. 그는 대의원을 계속 유지한다고 말했다"고 꼬집은 뒤 "기이한 거래가 진행 중"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아직 공식 표명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나를 놀라게 한다"며 이간질을 시도했다.

hanksong@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송수경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