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 론] 리더십 민낯 드러낸 코로나 사태

2020년 1월 20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 후 거의 3달이 지난 지금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재난을 겪고 있는데 한국은 이제 하루에 확진자가 50명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 정부는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전문가들을 소집해 검사 키트를 1주일 만에 승인했고 대대적으로 검사, 확진자 역추적, 치료 등을 실시했다. 그런 과정에서 확진자가 급증해 사태가 악화되는 듯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2일 “독감으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 미국은 걱정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한 달 후인 2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잘 대처해서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다음으로 한국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세계 각국은 한국인 입국 금지를 발표했다.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기피 국가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도시 전체를 봉쇄하지 않고 검사, 역추적, 치료 방법의 순서를 고수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해결해 나갔다. 물론 확진자, 사망자, 격리해제자 숫자를 매일 공개하면서 투명성을 강조했고 시민들로부터 사회적 신뢰도 얻었다.



지난 달 초부터 미국에서는 심각한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3월 5일 학교로부터 봄학기는 온라인 강의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으니 준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3월 10일 봄학기 첫 번째 주는 온라인 강의로 수업이 대체됐고 13일 리버사이드 보건국에서는 모든 학교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틀 후인 15일에는 봄 학기 강의를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을 확정 발표하기에 이른다. 온라인 강의에는 줌을 이용하라는 통보도 받았다. 당시는 줌이 뭔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어서 엄청난 고생을 하면서 겨우 배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달 동안 아무런 조치도 준비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각 지역의 병원 실험실에서 검사 도구를 만드는 것까지도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열심히 검사하는 동안 미국은 아무런 대책없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방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4월쯤 되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3월말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번졌다. 일반인은 물론 의료진조차 마스크와 장갑 등의 기본 보호 장비도 없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의료진들이 사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의료 시설과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고 마스크 생산도 세계 최고이다. 그런데 이런 시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 마스크는 중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여유분이 부족하고 세계 최고 의료 시설과 의료진의 혜택은 비싼 의료 보험료 때문에 받기가 어렵다. 의료비 문제로 코로나가 의심돼도 병원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신속한 대응은 물론 저렴한 의료보험으로 95% 이상 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어 무료 치료가 가능했다.

지난 6일 미국에서 사망자가 1만 명에 이르렀다. 11일 현재 사망자 2만 명이 넘었다. 확진자도 50만 명을 훌쩍 넘었다. 한국은 확진자 1만명, 사망자 200명으로 미국과 대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잘못 판단한 대통령으로 인해 미국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앞으로 미국 사회가 사회적 격리를 잘 시행한다고 해도 6만 명의 사망자를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잘 대처해서 예상보다 적은 사람들이 죽는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세계의 모범 국가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와 관련해 대한민국은 선진국, 미국은 후진국이다. 세계 최고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있어도 공공보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작동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국민을 생각하고 목숨을 고귀하게 여기는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장태한 / UC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