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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문제는 훨씬 근본적인 곳에 있었다. 이제 나는 어떤 음악도 1분 이상 듣는 게 괴롭다./ 너 늙었네./ 애플뮤직에 백여 개의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김정현이 말했다./ 음악에 흥미를 잃는 것. 그게 바로 돌이킬 수 없는 노화의 징조지./ 말 참 이쁘게 한다./ 나는 김정현에게 말했다.

정지돈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말 참 이쁘게 한다.” 이 대목에서 킥킥 웃음이 났다. 이 문장이 빠졌다면 심심했을 것이다.



제목은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이지만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바쳐진 짧은 소설집이다. 이런 식이다. “삶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도 답답했다. 어쩌면 삶이 순탄하게 흘러갔기 때문에 답답한 건지도 모른다. 내가 이걸 진짜 원하길 한 걸까? 심지어 나는 재미없는 영화를 봐도 중간에 끄는 법이 없었어! 내가 딱 그 꼴이라고!” 재미없는 TV 앞에 몇 시간씩 들러 붙어있곤 하는 내 꼴이 떠올라서 또 킥킥 웃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세상은 무겁고 슬프지만 그래도 가끔은 성공적으로 실없는 작가들이 있다”며 “근엄해지기는 너무도 쉽다. 실없어지기는 너무도 어렵다”는 G.K. 체스터턴의 말을 인용했다. 다음에 낼 책 제목이 ‘아이스크림과 세계문학’이라며 “작가들은 놀라울 정도로 아이스크림에 대해 침묵해왔다. ‘아이스크림과 세계문학’이 그런 홀대를 종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한 번 킥킥 웃었다.


양성희 / 한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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