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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코로나 사태와 인종 불평등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어제는 4.29 폭동 28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인종간의 불평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반 중국 또는 반 아시안 감정을 조장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독감(Kung-Flu)’, 또는 ‘중국 코로나(Chinese coronavirus)’ 등으로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후 아시안아메리칸을 대상으로 하는 혐오범죄가 급증했다. 발언 2주 만에 전국에서 1000건 이상 반 아시안 혐오범죄가 발생해 한인들도 피해를 당했다.

또한 트럼프 재선 캠페인 광고에서 전 워싱턴주 중국계 주지사인 게리 로크를 마치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둔갑시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로크 대사에게 고개 숙이는 장면을 잠깐 삽입해 바이든이 마치 중국 정부에게 고개를 숙인 것처럼 묘사했다.

게리 로크는 당시 미국을 대표하는 주중대사로 바이든과는 친분이 두터웠다. 중국과 아시안이 미국에 코로나를 퍼트린 것처럼 조장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트럼프의 재선 전략일 수 있다.

흑인과 라틴계도 코로나 사태로 심각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루이지아나주의 경우 흑인 인구가 33%인데 사망자의 70%를 차지하고 특히 뉴올리언스는 사망자 대부분이 흑인이다. 일리노이주도 흑인 인구가 15%인데 사망자는 42%, 시카고도 흑인 인구가 30%인데 사망자는 70%로 나타났다.



흑인들이 평소 고혈압 등 지병을 많이 앓고 있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치사율이 높은 것이다. 또한 범죄자로 오인될까 봐 마스크 착용을 기피하는 흑인들의 성향도 피해를 증가시켰다.

뉴욕과 마이애미에서는 라틴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라틴계는 주로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병원, 양로원 등에서 청소를 하거나 보조로 일해 확진자와의 접촉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바이러스 취약층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구조적인 인종차별이 가져 온 또 다른 악재이며 인종 불평등의 모습이다.

반면 트럼프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선동해 자신의 지지 세력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미시간, 뉴욕 등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은 주에서는 주지사가 자택대기령을 내렸는데 일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자택대기령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묵인하면서 해방시키라고 선동했고 일부 백인들은 총까지 들고 나와 시위에 동조했다. 백인우월주의를 자신의 재선에 이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반 아시안 혐오범죄가 급증하고 흑인과 라틴계에서 인구 비율에 비해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 경제적인 공황이 닥치면 소요 사태나 인종 폭동이 재발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대비책도 마련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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