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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베트남 패망과 한반도 안보

코로나 때문에 파산에 들어가는 사업체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번창하는 사업체도 있다. 세상은 어차피 불공평하지만 코로나 역시 인간사의 불공평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다. 코로나로 넷플릭스의 접속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코로나 전만 해도 거들떠보지 않던 넷플릭스를 요즘은 거의 매일 정기적으로 들어가본다.

켄 번스가 제작한 배트남전을 넷플릭스를 통해 완파했다. 켄 번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제작자다. 영상에선 해설자로 목소리가 나온다. 다큐멘터리에 딱 맞는 목소리 톤을 갖고 있다. 그의 다큐멘터리는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주로 다룬다. 베트남전을 다룬 그간의 다큐멘터리는 많지만 그래도 캔 번스가 제작해 주목을 끌었던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베트남전이 베트남과 미국 모두에게 불행한 전쟁이었다는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정책의 잘잘못을 떠나 국가의 부름을 받고 참전한 수많은 병사들과 가족들의 희생을 부각시키는 애국적인 메시지도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에피소드 중 한 편도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병사와 지원 인력을 파견한 나라다. 5000여명이 전사했고 1만여명의 부상을 당하는 희생을 치렀다. 다시 말해 미국과 마찬가지로 싫든 좋든 베트남 전쟁은 우리 역사의 일부를 구성하게 됐다.

4월은 베트남 패망 45주년이 되는 달이다. 미국 대사관 옥상에서의 헬리콥터 탈출 장면과 폐허가 돼버린 대사관 입구를 북베트남군의 탱크가 부수고 진입하는 장면은 베트남 패망의 마지막 장면으로 각인돼 있다.



베트남 패망은 박정희, 전두환으로 상징되는 부모 세대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나도 초중고등학교 때마다 교사들을 통해 베트남전의 교훈은 귀가 아플 정도로 들었다.

광주 민주화 운동과 베트남 패망은 겨우 5년의 시간차를 두고 있다. 조금만 방심하면 공산당에게 먹혀 다 죽고 뺏긴다는 공포가 부모세대에게는 항상 잠재돼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북한에 넘어갈 만큼 허술하지도 않고 당시 남베트남과 지금 대한민국을 비교한다는 건 무리다. 따라서 북한에 의해 공산화될 수도 있다는 의견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남베트남이 공산화된 건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결국엔 미국이 베트남을 떠났기 때문이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할 리 없다. 철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북한이 북베트남식으로 밀고 내려올 수도 없고 미군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북한보다 남한의 국력이 훨씬 강하고 북한 체제를 동경하는 남한 사람들도 거의 없으며 남한 국민의 민도가 높다는 점이다. 1975년의 베트남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면 오히려 남한이 북한에게 넘어가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물론 코로나처럼 공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북한 체제가 붕괴해 북한 난민들이 몰려들어 그들의 피난처까지 제공해야하는 등 남한의 경제적 부담이 엄청 커질 수도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던 것처럼 한반도 문제도 예견 할 수 없지만 베트남 패망의 교훈은 되새겨볼 만하다.


김윤상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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