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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코로나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LA중앙일보] 발행 2020/05/14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20/05/13 18:50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에서 가장 처음 캘리포니아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즈니스 오픈 제한 등의 행정명령을 시작한 지 한 달 하고도 반이 지났다.

하루를 서두르지 않고 보낸다. 미루었던 책을 정리하고 쌓인 박스들을 폐기한다. 하지 못했던 집안 살림도 배운다. 새 메뉴를 찾아 남편과 함께 요리를 해보기도 한다.

반면 무거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코로나로 직장이 닫혀 수입이 없어진 젊은층이 걱정된다. 가장 큰 우려는 질병으로 인한 생명의 손실이지만 은퇴자들과는 달리 젊은층이 겪어야 하는 실직이 안타깝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많아질 때는 정부지원 뿐만 아니라 자선단체의 봉사가 더욱 중요해진다. 자선활동은 개인이나 단체, 기업들이 급한 곳에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구호사업은 문화 교육 예술 분야를 체계적으로 돕는 사회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을 국가 즉 행정부가 전담하기는 어렵다. 도움의 절차가 복잡하고 여러 구석진 곳까지 도움을 주기가 힘들다.

코로나 사태는 일부 중산층 가정을 빈곤층으로 끌어내렸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주는 편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받는 쪽에 서게 됐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다. ‘귀족의 의무(noblesse oblige)’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현대시대에는 귀족제도가 없다. 그렇다면 현대의 귀족은 누구일까. 아마도 사회적 지도층이나 유명 인사가 귀족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배우, 정치가, 돈 많은 기업가들 정도가 이 카테고리에 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귀족’이라는 뜻은 신분상의 상위 계층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귀족의 의무’를 현재사회에 적응해 보면 부와 권력, 명성 등이 갖는 사회적 책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 등이 솔선수범해 가난한 사람, 약자들을 돕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자선활동은 반드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장돼 있다. 이같은 활동은 개인 뿐만 아니라 단체활동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 동문회는 남가주에 있는 750여명의 동문 중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젊은 후배 다섯 가정과 한인들이 운영하는 자선단체 4곳, LA통합교육구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펀딩’ 등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갖고 있는 기금에서 우선 기부금을 전달했다. 물론 도움을 줄 동문들의 이름은 비밀로 했고 받는 단체들에 대해서는 내용을 알렸다. 앞으로 기금이 더 모이면 또 도울 예정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사회 곳곳에서 자선과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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