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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코로나 사태 속 정치·과학의 충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살균제를 몸에 주입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한 발언으로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급기야 살균제 브랜드인 리졸과 데톨을 생산하는 영국 회사 레킷벤키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살균 제품이 인체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자 다수의 과학자들과 보건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지 않은 치료법에 대해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이면서 비과학적인 태도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즉흥적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면, 그는 과학적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로지 백악관 코로나19 TF 브리핑 시간을 재선 선거운동을 위한 시간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학적이란 어떤 것인가. 간단히 말해 어떤 진술이 틀렸다고 입증될 수 있다면 이론상으로 그것은 과학적 진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A라는 치료법이 이론적으로 맞는지 틀렸는지 입증이 가능하면 그것은 과학적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A 치료법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야 한다. 둘째, A 치료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셋째, A 치료법에 의해 완치된 환자들의 검증(verification)을 위해 통계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넷째, 검증 방법으로 시험(test), 분석 (analysis), 검사 (inspection) 또는 시연(demonstration)을 통해 환자들의 요구 사항들을 충족시켰는지 파악해야 한다. 다섯째, A 치료법이 환자들이 원하는 것임을 확인(validation)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러한 엄밀한 과정을 거쳐 가설을 입증할 수 있으면 과학적인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가치 판단과 과학적 진술을 혼동할 때가 많다. 쉬운 예로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섭다’는 진술은 가치 판단이기 때문에 틀렸음을 입증할 수 없다. 하지만 '90%의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섭다고 말한다’는 진술은 틀렸는지를 입증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적 진술이다. 왜냐하면 인터뷰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과학적 방법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정치 지도자들은 국제 연대와 협력을 통해 과학자와 보건전문가로 하여금 과학적 치료법을 연구 개발토록 하여, 시대의 재앙인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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