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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생명’과 ‘생계’의 두 마리 토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 제재 조치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풀리고 있다. 가주는 26일 이·미용실에 대한 영업도 즉각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LA와 샌프란시스코 주변 등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나온 지역은 배제됐다.

경제 활동 재개로 희망 섞인 기대도 있지만 일부 업종은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의류업과 요식업, 그리고 관광업과 숙박업, 항공 등 여행 관련 산업인 것 같다.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쇼핑몰도 과거처럼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의 경제 활동 중단 명령이 풀린다 해도 과연 예전 같은 수준의 고객이 찾아줄지, 매출이 달성될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와 최대한 접촉을 피해야 하는 상황은 이들 업종에 예전과 다른 환경을 제공하고 운영해야 하는 숙제를 던지고 있다.



돌아다니면서 걸린 옷을 만지고 입어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 디지털 거울을 통해 원하는 옷을 걸친 내 모습을 보는 것이 일반화되지 않을까 싶다. 설렁탕을 판매하는 식당에서 식탁 위에 놓여 있던 소금과 후추, 파를 넣어 먹던 관행이 이제는 손님에게 개별적으로 일회용 포장지나 그릇을 통해 제공해야 할 것 같다. 관광 역시 모르는 사람이 집단으로 가는 단체여행은 점차 줄고 가족이나 친구, 회사 동료 등 아는 사람끼리 가는 소규모 여행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밀폐된 공간을 이용해 돈을 버는 각종 사업체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다른 사람이 이용한 공간을 다시 이용해야 하는 노래방이나 PC방, 식당 내 별실, 찜질방, 공중목욕탕의 경우 소독과 방역에 더욱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고 이에 따른 매출 감소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연방 상무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미국의 4월 소매 판매 총액은 4039억 달러다. 4835억 달러를 기록했던 3월과 비교하면 16.4% 감소한 수치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전달 대비 기준으로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2.3%보다 4%포인트 넘게 줄었다. 업종별로는 의류업계의 타격이 가장 컸다. 4월 판매액이 전월 대비 78.8%나 빠진 23억 달러에 그쳤다. 올해 전 세계 의류업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총매출액은 297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것이다. 전 세계 의류 시장에서 미국 의류 소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설혹 올 하반기에 의류 판매가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온다 해도 상반기 손실을 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2022년까지 의류업계의 회복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바시장 한인 의류업계와 관련 업계가 보릿고개를 경험할 것 같아 안타깝다.

웰스파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앞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의류와 신발류 구매에 지출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0%를 조금 넘었다. 백화점이나 전문 의류점을 예전처럼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모두 50%를 넘지 못했다. 이들은 대신 쇼핑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9%는 소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점이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인의 저축률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 3월 저축률은 13.1%를 기록했다. 2월에는 8%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경제 전체가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보건의료 선진화와 경제 재개, 즉 생명과 생계를 동시에 보살피며 가야 하는 여정에 기나긴 터널이 놓여 있다.


김병일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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