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사랑의 손편지

본지가 진행한 손편지 캠페인에 많은 독자가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2주 남짓 동안 수십통의 뭉클한 사연들이 우편함을 가득 채웠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 멀리 떨어진 친지들에 대한 걱정, 오래된 감사함들이 더욱 뜻깊은 5월을 만들어줬습니다. 이미 몇 편이 신문 지상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마찬가지로 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도착한 정성 중 몇 편을 모아봤습니다.

"오마니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어요”
시어머니가 된 맏며느리 편지


돌아가신 시어머니와의 애틋했던 정을 담은 모니카 한씨의 손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이북이 고향인 시어머니를 ‘오마니’라고 부르며 함께 살았던 10년을 회상하며 쓴 편지입니다. 한씨는 세월이 지나 이제 자신도 며느리를 맞고 시어머니가 되었다며 “당신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늘에 계신 시어머니께 전합니다.

오마니!



나는 시어머니를 “오마니”라고 불렀다. 이북이 고향이시고 어머니는 그렇게 불리길 좋아하셨다.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셨던 ‘자카란다’가 떨어진 보랏빛 거리를 걸으며 당신이 몹시도 그립습니다. 당신이 떠나시기 얼마전 부터는 나만 찾으시며 기다리셨던 그 모습이 생각나 마음이 아픕니다. 식당일이 너무 바빠서 뵈러 갈 시간이 없어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런 마음 뿐이었더랬지요. 당신과 함께 살았던 10년 동안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었고 그 이후로도 부족한 며느리였던 저를 진심으로 예뻐해 주셨던 당신. 아무리 좋은 며느리라도 딸은 될 수 없는 것 같다고 내가 말했을 때 슬픈 표정을 지으시던 당신. 엄마가 아닌 시어머니인 당신께 사랑보다는 며느리의 도리로만 대했던 날들이 너무나 후회스러워 가슴을 칩니다.

이제 나에게도 며느리가 생겨 당신 마음이 되어 참으로 그 아이를 예뻐라해도 그 아이는 내 딸이 될 수 없음에 슬픈 마음이 드네요. 그래도 저는 내 며느리에게 당신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중략)

아! 그리운 이름 다시 불러봅니다. 오마니~

맏 며느리 모니카 드립니다.

모니카 한

보고픈 엄마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언제나 그립고 보고픈 존재입니다. 1990년 하늘나라로 가신 엄마와의 추억이 여전히 선명하다는 이명희씨가 66년만에 엄마에게 손편지를 써서 보내왔습니다. 이씨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했던 시간부터 돌아가시던 날의 아픈 기억까지 엄마와의 시간을 회상하며 편지를 통해 그 깊은 그리움을 전합니다. 이명희"오늘은 엄마를 향하여 소리내어 불러 보렵니다. 엄마~”

이명희

"어머니 재봉틀로 마스크를 만들었어요”
간호사로 일하는 막내딸의 편지


LA에 사는 막내딸 이영희 씨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보낸 글입니다. 이영희 씨의 어머니는 2007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씨는 당시의 전 과정을 메모 형식으로 정리해 아직도 보관중이라며 복사본을 동봉했습니다. 내용중에는 ▶위독하다는 소식에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서울로 달려가 중환자실에 있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이튿날 이별하고 ▶어머니가 생전에 손수 마련해뒀던 장례옷을 입혀 보내드렸다는 것들이 시간대별로 상세히 정리됐습니다.

이영희 씨는 “국민학교 문턱에도 못 가보셨던 어머니가 장례옷과 편지까지 준비해놓고 가셨다”며 “우리는 남들이 말하는 호상을 치렀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온 가족이 아프신 분, 가슴 아픈 장례를 치르고 계실 여러분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이 씨의 편지에는 이런 부분이 눈에 띈다. “평생 부지런하셔서 ‘재순이’라는 별명까지 가지신 어머니, 모습을 본받아 저도 40년 넘게 수술방, 회복실, 공급실을 뛰어다니며 전염병 방지 간호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마스크는 부족하고 하여 급한대로 어머님이 사주신 재봉틀로 마스크를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중략) 어머님이 계셔서 우리 여섯딸들은 모두 행복했습니다. 지금도 행복합니다. 많이많이 행복할 겁니다. 사랑하는 막내딸 ”

이영희

"코로나로 고생하는 의료진께”
간호사 딸 둔 엄마의 마음으로


'총성없는 전쟁터를 지키는 영웅들께’.

코로나19로 위험을 무릅쓰고 최전방 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감사와 함께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샐리 김씨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김씨의 편지에는 임상간호사로 일하는 딸을 둔 엄마로 코로나 사태로 편안하게 눈 한번 부치기 힘든 의료진의 노고에 대한 진정어린 감사가 담겨있습니다. “방역복 안에서 흐르는 땀이 있기에 완치되어 퇴원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재확인하는 오늘이 되시기를 응원하고 감사합니다.”

샐리 김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