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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속이고, 둘러싸고, 자른다

[LA중앙일보] 발행 2020/05/28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20/05/27 18:06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 〈1〉 주목받는 약
전세계 각종 임상시험 1012건
미국내 개발건 24% 가장 많아

에볼라약 렘데시비르 선두주자

사망률 못 낮춘다는 결과 한계

셀트리온 ‘궁극 치료제’ 개발중

중화항체로 바이러스 무력화

기초과연은 유전자 가위 도전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RNA 중합효소에 의한 바이러스 RNA 합성을 봉쇄하고,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단백질가위와 결합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RNA 중합효소에 의한 바이러스 RNA 합성을 봉쇄하고,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단백질가위와 결합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전국 50개 주에서 부분적 경제 재개를 시행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상승곡선이 여전히 위협적이라서다. 감염자 수가 감소한 곳은 10개 주에 그쳤지만 가주를 비롯한 18개 주에서는 계속 늘고 있다. 27일 현재 미국내 감염자 수는 173만1585명으로 전세계 감염자(574만992명) 3명중 1명꼴이다. 미국 내 사망자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경제 재개로 사실상 자택 대피령의 빗장이 풀린 상황에서 확산을 막을 길은 치료제와 백신뿐이다. 전세계가 개발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국립보건원(NIH)의 의학도서관 데이터베이스(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약물 중재 임상시험(Interventional Clinical Trial)’은 27일 현재 1012건에 달한다. 이중 미국 내 개발이 24%(241건)으로 가장 많다. 당장 수백만명의 환자가 치료받고 있으니 신약을 개발해야 하는 백신보다는 재창출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치료제 대표주자들과 논란이 되고 있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ㆍ클로로퀸을 2편에 걸쳐 소개한다.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Institute for Basic Scienceㆍ이하 IBS)’의 ‘코로나19 과학 리포트’를 참조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치료제들은 기존에 다른 질병에 쓰이던 약물들이다. 이를 ‘신약 재창출(drug repurposing)’이라고 한다. 코로나19만 콕 집어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은 빨라야 3년, 최고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 이미 검증된 약들은 4단계까지 완료해야 하는 임상시험의 1상(20~80명 건강한 사람 상대), 2상(100~200명 환자 대상)을 건너뛰어 3상(최소 수백에서 수천명 환자 상대 장기 투여 안전성 검사)부터 진행할 수 있어 기간과 비용 단축에 효과적이다.

치료제 작용 원리를 이해하려면 코로나19의 침투 방법과 인체 면역체계를 먼저 알아야 한다.

바이러스에 맞선 우리 몸의 1차 방어벽은 상피세포다. 피부, 눈의 각막, 비강과 구강, 기관지, 위와 장의 상피세포는 모두 외부와 직접 맞대고 있다. 이들은 필요할 외부물질은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해가 되는 병원체는 차단한다. 튼튼한 성벽역할을 하는 셈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껍데기에 있는 빨판을 장착한 스파이크 모양의 단백질로 이 성벽을 공략한다. 스파이크로 기관지나 폐의 상피세포에 딱 달라붙은 뒤 자신의 RNA(유전물질 핵산)를 건강한 세포 안으로 침투시킨다. 이때부터 바이러스 증식이 시작된다. 마치 기생충처럼 숙주안에서 자기 몸집을 불려 침임한 세포 밖으로 다시 바이러스를 방출시켜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는 원리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 방어시스템을 가동한다. 허물어진 ‘성벽’을 인식하고 막는 초동 전투요원이 선천성 면역세포들이다. 면역세포들은 1차 전쟁을 벌이면서 방어군 본진의 ‘T세포’에 지원을 요청한다.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T세포가 감염부위에 도착하기까지 통상 7~10일이 걸린다. T세포가 바이러스와 대전투를 벌일 때 염증물질과 발열물질이 분비되면서 열과 기침,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항바이러스제(Antiviral)=숙주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대표적인 치료제가 ‘렘데시비르(Remdesivir)’다.

이 약은 ‘핵산 유사체(nucleotide analog)’다. 바이러스가 증식하려면 핵산이 필요한데 진짜 핵산 대신 바이러스에 ‘짝퉁 핵산’을 공급하는 원리다. 쉽게 말해 바이러스가 건물(증식)을 지을 때 철근 대신 대나무를 줘서 부실 공사 유도해 바이러스를 죽게 하는 방식이다.

당초 이 약은 미국의 제약사 ‘길리어드(Gilead)’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지만 큰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장되다시피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감염증에 상대적으로 가장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25일 NIH가 발표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전세계 10개국 1063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렘데시비르 치료군 회복시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됐다.

이 발표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표준 치료제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지만 증상을 완화할 뿐 사망률은 낮추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같은 연구에서 추정되는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약군이 약 7%, 위약 투약군이 약 12%로 5%차에 불과하다.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Kaletra)도 렘데시비르처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치료제 선두 주자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프랑스보건당국은 27일 칼레트라가 심장마비 위험을 높인다면서 환자 처방을 금지했다. 칼레트라는 미국 제약사인 애브비(AbbVie)에서 개발했다. 램데시비르와 달리 이 약은 2가지 성분의 혼합물이다.

▶항체(anti-body) 치료제=렘데시비르가 표준치료제로 인정받고는 있지만 사망률 등 치료제로서 중요한 성과를 아직 검증받지 못하고 있다. 비어있는 ‘궁극의 치료제’에 도전하는 약물이 항체 치료제다.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감염 뒤 체내에 형성된 항체를 분리해 치료제로 사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쉽게 말해 바이러스를 둘러싸서 증식을 막는다.

개발 선두주자는 한국의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코로나19가 3만 개 염기서열 중 20%인 6000개에 변이가 일어났을 정도로 변이가 심해 다루기 어려운 바이러스”라면서 “바이러스가 인체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결합 부위인, 이른바 ‘도킹 포인트’를 막는 원리에 바탕을 둔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치료 효과도 있지만, 항체가 체내에 존재하는 수 주 동안 단기간의 바이러스 예방효과도 발휘한다는 게 장점이다.

셀트리온은 이를 위해 지난달 13일 최종항체후보군 38개를 선정했고 이후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세포를 개발 중이다. 이후 임상시험용 물질 대량생산과 쥐 및 영장류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7월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유전자 가위=유전자 가위란 생명체의 특정 유전물질을 절단할 수 있는 인공 효소(단백질)을 말한다.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이 가위로 잘라내 병을 치료하는 원리다. 가장 널리 활용되는 기술이 ‘크리스퍼 카스(CRISPR-Cas system)’ 유전자 가위다.

크리스퍼는 몇가지 종류가 있는데 DNA를 자르는 유전자 가위를 카스 9이라고 하고 코로나19같은 바이러스내 RNA를 자르는 가위를 카스 13이라고 한다.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은 이 카스 13으로 코로나19의 증식을 차단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목표는 환자의 몸 안에 바이러스를 보내 바이러스를 잡는 치료기술이다. 유전자 치료 시 환자 몸으로 치료용 유전물질을 전달하는 운반체가 필수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유전자 가위를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Adeno-Associated Virus)’라는 바이러스에 실어 주입한다. 감염된 세포에 도달한 유전자가위가 침입자의 RNA를 잘라버리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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