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취재수첩] 전화받고 왔다는 총영사

박경재(66) 신임 LA총영사는 내정 발표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보은 인사란 논란을 빚었다. 지난 17일 부임한 그는 26일 처음으로 언론 간담회(온라인)를 열었다. 그는 첫 간담회를 통해 '기우’를 떨쳐 냈을까.

LA총영사관은 관할 구역이 넓고 중요하다. 그만큼 새 재외공관장의 입에 관심이 쏠렸다. 측근·보은 인사만 탓할 수도 없다. 인사권자 권한이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앉힌다면 면죄부를 얻고, 박수도 받는다. 국가와 공익을 위한 인재라면 환영할 일이다. 해당 인물이 대통령 고등학교 동문이든, 대선 당시 정책자문위원이든, 동문회 모임 회장이든, 지엽적 문제다.

“기자 여러분 잘 모시겠습니다.” “LA지역을 찾는 한국 방문객 연 30~50만 명 보호가 제일 중요합니다.” “외교활동은 워싱턴DC(주미한국대사관)가 중심이 될 것입니다.” “K컬쳐를 종합적으로 알릴 생각입니다.” “남가주 한국학원이나 한미동포재단은 총영사관이 깊이 관여할 문제가 아닙니다.” “(청와대에서) LA서 근무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 수락했습니다.”



신임 총영사는 첫 언론 간담회를 앞두고 ‘사전 질문지'를 요구했다. 통상적이지 않다. 삼부요인급 인터뷰 때나 어울릴 격식이다. 마치 시험문제를 미리 알고 푸느냐, 그 순간 푸느냐와 비슷해서다.

신임 총영사는 사전 질문에 ‘교과서식 정답’을 말했다. 반면 즉석 질문에는 예상외의 답변이었다. 진의 파악이 혼란스러웠다. 재외공관장은 기본적으로 외교관이다. 적절하고 정확한 소통 능력이 필요한 자리다.

교육부 시절 파리 유네스코 교육관을 지냈다는 총영사는 솔직했다. “LA총영사관 특임공관장 자리에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전화가 와서 수락했다는 식이다. 소박한 대답같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적절치않다. 수십만 재외국민을 보호하는 자리다. 그런 곳에 큰 사명감 없이 임했다는 말로 읽힐 수 있다.

신임 총영사는 한인사회 현안 관련 즉석 질문에는 외교부와 LA총영사관이 갖고 있던 그 간의 기조를 뒤집는 발언도 했다.

지난 3~9년 동안 LA총영사관은 본국과 협의, 정부 지원금이 들어간 한미동포재단·남가주 한국학원 공공자산 보호를 위해 직접 뛰었다. 이해당사자의 사적 이익보다 동포사회 공익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신임 총영사는 해당 문제에 “깊이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업무에 대해서도 “공관장 혼자가 아닌 여러 영사와 같이 일한다”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이 아니라는 세간의 우려를 해소해주기에는 충분한 답변이 아니다.

부디 괜한 걱정이길 바란다. 그동안의 많은 예처럼, 그냥 머물다 가는 인사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김형재 사회부 기자 kim.ian@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