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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럽다" 'TV는 사랑을 싣고' 하리수 울린 고교 은사님의 따뜻한 관심 [종합]

[OSEN] 기사입력 2020/05/29 15:53

[OSEN=지민경 기자] 방송인 하리수가 20여 년만에 고등학교 스승님과 눈물의 재회를 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하리수가 게스트로 출연해 고등학교 은사님을 찾았다. 

지난 2001년 데뷔해 국내 1호 트렌스젠더 연예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전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하리수. 이날 하리수는 "지금의 하리수가 될 수 있게 제 자존감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해주신 선생님을 찾고 싶다"며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 주임 선생님이었던 정창익 선생님을 찾아나섰다.

그는 정창익 선생님에 대해 "학생 주임선생님이니까 용모 체크하고 소지품 검사를 하시지 않나. 저는 가방에 항상 화장품이 있고 손톱도 길었고 머리가 제일 길었다. 그런데 그냥 넘어가 주셨다. 저를 놀리거나 창피를 주신 게 아니라 아이들한테서 저를 보호해주시고 저를 저로 인정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그 때 선생님께서 제가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아셨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남고를 다녔던 하리수는 다른 선생님에게 따귀를 맞은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고3 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는데 졸업 앨범을 찍기 위해서 정성들여 길렀던 머리를 관리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모여있었는데 전체 학년 주임 선생님이 부르셔서 '오빠들 수업하는데 너네는 왜 안들어가냐'고 하시더라. 여중생인줄 아셨나보더라. 그런데 남고 학생인 걸 아시고는 따귀를 때리시더라. 머리도 잘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창익 선생님에 대해서는 "고2 때 소지품 검사를 갑자기 하시게 된거다. 보통 그 나이 아이들이 호기심 가지는 것이 야한 잡지나 담배 아니냐. 저는 팩트, 아이브로우 등이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화장품을 보고도 못 본척 해주셨다. 다른 분들이었으면 지적도 하시고 압수하셨을 텐데 묵인해주셨다. 제 자존감을 세워주신 게 아닌가 싶다. 선생님이 저를 그렇 배려해주셨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방송 말미 전창익 선생님과 20여 년 만에 재회한 하리수는 선생님을 보자 "학교 축제 가서도 선생님 안부 여쭙고 그랬다. 전근ㅇㅍㅇㅍㅇㅍ가셨다고 해서 서운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전창익 선생님은 "나를 찾을 줄은 몰랐다"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 자랑스럽다"며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방송에 나오는 하리수를 알아봤냐는 질문에 선생님은 "처음에는 몰랐다.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됐다. 그리고 나서 자랑스럽게 내 제자라고 이야기했다. 학생 때는 더 예뻤다. 굉장히 모범생이었다"며 "조용하면서도 자기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개성이 있었다. 남자가 여자 같다는 생각은 안 했고 그냥 경엽이 다웠다"고 답했다.

하리수를 지적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다른 선생님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었다며 "그냥 자기 존재이지 않나. 존재를 나타내는게 지적 받을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딴짓도 많이 했다. 그래도 이렇게 번듯하게 살아왔다. 너무 많은 참견을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덮어주고 믿어주면 아이들은 충분히 바뀐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에 하리수는 "선생님 덕분에 제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존감을 갖고 용기를 내며 살 수 있었다. 제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였는데 선생님 덕분에 그 시기를 정말 방황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학교에 찾아가서 선생님을 뵙는다는 것을 꿈꿔보지 못했다. 제자가 선생님을 찾아뵐 때 좋은 모습으로 찾아뵈어야 하는데 한마디로 약간 염치가 없더라. 과거를 생각해봤는데 저한테 잘 대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선생님들이 손에 꼽힌다. 사실 제가 인생이 좀 남다르지 않나. 그 남다르다는 것을 이해보려고 얘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이 없다. 그런데 전창익 선생님이 그런 선생님이셨고 그래서 학교 갈 대마다 뵙고 싶었고 안부를 물었는데 이제서야 뵈었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은 하리수에게 "교직에 있으면서 학생들한테 네 얘기를 가끔했다. 본인은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준 것도 사실이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 교직을 끝내고 꿈도 없는 나이가 됐는데 너로 인해 다시 꿈 꿀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고생했고 너무 자랑스럽고 네 선생님이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했다. /mk3244@osen.co.kr

[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

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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