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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만 했을 뿐인데 백인이 총 쐈다···또 다른 '플로이드' 사연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5/31 19:44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억울하게 숨진 다른 흑인들의 사연들도 속속 재조명되고 있다.


1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에 거주 중이던 응급의료요원 브레오나 테일러(26)는 올해 3월 13일 자신의 집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새벽에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이 발포해 숨진 것인데 당시 경찰은 마약 사건 영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테일러와 그의 남자친구는 마약 전과도, 범죄에 연루된 사실도 없었다. 아파트에서도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테일러의 유가족들은 "브레오나는 정식 간호사가 돼 집도 사고 가족도 꾸릴 계획이었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26세에 숨진 브레오나 테일러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재조명되고 있다. [트위터]






조깅만 했을 뿐인데...백인 부자의 총에 숨져

앞서 2월 23일에는 미국 조지아의 주택가에서 조깅하던 흑인 청년 아후마우드 알버리(25)가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알버리를 쏜 백인은 전직 경찰인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아들 트래비스(34)였다.



아흐마우드 알버리를 기리는 시위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에서도 열렸다. [EPA=연합뉴스]





맥마이클 부자는 당시 알버리가 강도라고 의심해 쫓아갔으며 알버리가 먼저 폭력을 행사해 정당방어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해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알버리가 살해되는 마지막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맥마이클의 주장과 달리 정당방어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백인 부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온라인에는 "나는 무장한 백인 부자에게 살해됐지만, 살인범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다. 내 이름은 아흐마우드 알버리"라는 글과 사진이 널리 퍼졌다. 지난달 8일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는 "흑인이 백인의 사냥감이 됐다"면서 맥마이클 부자를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집에서 걸어 나오는 매 순간 사냥당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망할 조깅조차 할 수 없다"고 분노를 토해냈다.

"나는 조깅 중입니다, 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쓰여진 조끼를 입고 달리는 행사도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그가 숨진 2월 23일을 기억하기 위해 2.23마일(약 3.6㎞)을 뛰었다.



25세에 숨진 흑인 청년 아흐마우드 알버리를 추모하는 뜻으로 트위터에 올라온 그림 [트위터]





가해자를 처벌하라는 요구가 거세지자 조지아 수사국은 사건 발생 2개월이 지나서야 맥마이클 부자를 체포했다. 알버리의 유가족 측 변호인은 "가해자를 체포하는데 두 달이 넘게 걸렸다는 데 분노한다"면서 "이제 정의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됐다"고 했다.



조깅 중에 숨진 흑인 청년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미국에서 흑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반복돼 왔다.

2012년 플로리다주에서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짐머만이 17세 흑인 소년을 사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조지 짐머만은 무죄 평결을 받았고 배심원단 6명 중 5명이 백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배심원단 중 유일한 유색인종이었던 여성은 "소년의 부모에게 무죄 평결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18세 흑인 소년을 6발이나 쏜 백인 경찰 대런 윌슨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마이클 조던 "평화적으로 불의에 저항해야"

이런 누적된 분노가 폭발하면서 항의 시위도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평화 시위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흑인 여성인 조이스 비티(오하이오·민주당) 하원의원(70)은 "인종주의는 아직도 살아 있다"고 분노하면서도 "파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대화를 해야한다"면서 "창문을 부수고 영업을 방해하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플로이드가 죽은 이유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최루가스를 맞는 봉변도 당했다.





흑인 여성 하원의원인 조이스 비티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최루가스를 맞았다. [트위터]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도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 "슬프고 고통스럽고 화가 난다"면서도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우리의 뜻을 표현해야 한다"고 1일 밝혔다. 그는 "우리의 지도자에게 법률을 개정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하고, 그게 실현되지 않으면 투표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과 관련해, 분노하는 시민들이 시위에 나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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