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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떠오르는 4·29폭동의 악몽

진성철 / 경제부 부장
진성철 / 경제부 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20/06/02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20/06/01 18:10

올해는 무고한 한인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줬던 4.29 LA폭동이 일어난 지 28년째 되는 해다.

LA폭동은 한인들이 일궈온 아메리칸드림을 하루아침에 한 줌의 재로 만든 사건이다. 1992년 4월 29일부터 6일간 계속된 폭동으로 53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다쳤으며 30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집계된 재산 피해액은 7억 달러, 그중 절반 정도가 한인들이 입은 피해액이다.

흑인 로드니 킹 사건이 LA폭동의 시발점이었다.

1991년 3월 2일 과속과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로드니 킹은 당시 백인 경찰관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이 영상이 공개된 후 해당 경찰관들이 기소됐다. 하지만 무죄 평결을 받는 바람에 사우스센트럴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당시 LAPD는 부자 동네인 베벌리힐스 주변으로 방어선을 구축해 애꿎은 한인타운 피해가 커졌다. 이 망령이 다시 살아나려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관이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눌렀다. 용의자는 숨을 쉴 수 없다고 애원했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 이 때문에 플로이드는 사망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한 행인이 이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전국의 흑인 사회에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항의 시위는 5월 27일 시작해 140여 개 도시로 번졌다. 평화 시위를 하던 시위대는 폭도로 돌변해 경찰서와 경찰차를 부수고 불을 질렀다. 인근 상점을 습격해 약탈 행위도 벌이고 있다.

LA다운타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5월 30일 시위대를 가장한 약탈자들은 길거리 상점을 털었고 명품 스토어가 모여있는 로데오드라이브에도 몰려가 물품을 훔쳐 달아났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주방위군 요청을 했고 1000여명의 방위군이 31일 도착했다. LA한인타운을 포함한 LA카운티에는 통행을 금지하는 명령이 내려졌다.

1992년 목격됐던 불에 휩싸인 한인타운의 모습과 유사한 영상이 방송 뉴스에서 자주 목격된다. 그 당시에도 백인 경찰에 대한 분노를 한인타운으로 돌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인타운이 습격 대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메신저를 통해 한인타운 6가와 버몬트에서 시위가 예정돼 있으니 한인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메시지가 급속도로 퍼져 1일 오후 1시 타운은 유령도시로 변했다. 실제로 5월 30일과 31일 한인업소 20여 곳이 약탈의 피해를 봤다. 셀폰 업소와 담배 판매 업소를 포함해 고가의 소형제품을 팔고 있는 업소가 약탈범들의 주요 타겟이 됐다는 게 28년 전의 LA폭동과 다른 점이다. 하지만 폭력적인 시위대의 방화와 약탈 등 LA는 무법천지로 변해가고 있어서 한인사회는 다시 한번 공포에 휩싸였다.

이 세상에는 항상 기회주의자들이 존재한다. 이번 항의 시위도 마찬가지다. 이들로 인해서 플로이드의 인권, 인종차별 철폐, 해당 경찰에 대한 엄벌로 정의사회 구현을 요구하는 평화 시위가 소요 사태로 변질했다.

이번 시위가 한인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준 제2의 LA폭동이 되지 않도록 한인 정치인, 비즈니스맨, 금융인, 법조인들이 주류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자체적으로 피해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더는 한인사회가 다른 커뮤니티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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