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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통행금지

남철 / LA
남철 / LA 

[LA중앙일보] 발행 2020/06/04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20/06/03 18:30

요즈막 해질녘이면 창 밖이 강아지 풍년이다. 집안에 머물던 강아지와 큰 개들이 쏟아져 나와 산책을 한다. 치와와, 발바리부터 덩치 큰 셰퍼드까지 줄줄이 나타나 마스크 쓴 주인들을 끌고 앞장서 간다. 동네 골목을 몇 바퀴 돌며 주인들은 지루한 집 지키기에 벗어나려 한다. 강아지들이 덩달아 신나게 누비며 여기저기 흔적을 남긴다.

개는 고양이와 달리 사람에 집착한다. 늘 옆을 지켜준다. 주인이 넘어지면 달려와 무언가 도와주려 한다. 한번 준 마음 변하지 않는다. 때 없이 반긴다. 그 착한 눈매에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 애완견에서 우리와 짝이 되는 동무, 반려견으로 승격한 이유가 충분하다.

개와 사람이 같이 지낸 역사는 3만 년의 세월이라 추정한다. 개보다는 강아지가 귀엽게 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니겠는가. 새끼는 거의가 예쁘니 말이다. 잘못이 없는 개는 어감이 달라 거북하게 들리기도 하나 팔자소관이니 어쩌랴. 더러는 잡종인데 믹스드(Mixed)라 말고 하이브리드(Hybrid)로 불러주어야 좋아한다는 소문도 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통행금지, 북한 간첩의 암약을 저지하려는 야간통행 금지령이 연말 크리스마스 때 해제되곤 했다. 눈 덮인 명동거리를 메운 한 잔 걸친 취객들이 하룻밤 자유의 은전을 누렸던 것이 벌써 반세기가 지난 옛날이다.

발바리 두 마리와 나선 할머니가 줄이 엉키자 쩔쩔매며 오도가도 못한다. 도와주려 섰다가 주춤 앉는다. 그와 나 사이에 강을 본다. 서로를 위한 통행금지다.

참으로 어려운 때다. 너와 나 사이가, 낮과 밤 사이가 통행금지다. 평온하게 살아온 자유가 그리워진다. 먹구름은 지나치고 태양이 빛나는 내일을 위해 몸가짐을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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