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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일상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박낙희 / 경제부 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20/06/19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20/06/18 18:31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동 제한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다. 경기 침체 우려에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가주 확진자 수가 15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5000명을 돌파하며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병마와 싸우는 확진자와 사망자는 물론 그들의 가족과 친지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 날마다 소셜미디어나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근원도 불분명한 바이러스로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지를 잃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코로나 사태가 지난 3개월간 개개인의 생활 및 커뮤니티에 미친 영향과 그로 인한 변화로 원상 복구가 어려운 ‘뉴 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부에선 기독교 문화권에서 시대를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로 나눴듯이 현대사가 2020년을 기준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개인에 따라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에 차이가 있지만 다수가 겪고 있어 공감할 수 있는 사례들을 주변에서 살펴봤다. 올해 시니어인 큰 아이는 고대하던 학교 주최 디즈니랜드 프롬파티는커녕 졸업식도 할 수 없었다. 또한 고교생활 4년간의 결실인 대학입학이 결정됐으나 오리엔테이션은 물론 가을학기 수업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나마 교회에서 졸업생을 위해 간이 졸업식을 개최해 사각모를 하늘 높이 던지며 졸업 기분을 내 볼 수 있었다. 주변에서 '유일무이하게 졸업식 없이 졸업한 2020 시니어’라고 축하해 주지만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디지털아트를 전공하는 둘째는 종일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즐겁고 초등생인 막내도 재택수업 끝에 방학을 맞아 반려견과 인스타그램 활동에 푹 빠졌다. 하지만 온 가족이 ‘집콕’ 생활에 들어가면서 아내는 힘들어졌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이고 이어 저녁거리 준비해야 하는 생활이 석 달째 이어지고, 외식도 할 수 없어 식단 꾸리기가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나 역시 코로나 비상체제로 근무지가 OC에서 LA로 변경되면서 통근 거리가 두배 이상 멀어져 시간은 물론 개스비 부담이 두배가 됐다. 이런 저런 일들로 어려운 시기를 경험하면서 ‘코로나 사태만 없었더라면…’하는 원망과 아쉬움이 수시로 밀려온다.

반면 코로나가 가져다준 작은 행복과 기쁨도 있다. 단축 및 재택근무로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평소와는 달리 함께 식사할 기회도 많아졌고 또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늘었다. 10대 자녀들과 이렇게 자주 얼굴 맞대고 소통한 것은 평상시 같으면 연례행사일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털어놓는 소소한 고민이나 불평까지도 마냥 감사하고 기쁘게 들린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 간 사랑과 이해가 한결 더 돈독해졌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아버지가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게 돼 역시 재택수업을 하는 자녀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가 생활비와 양육비를 책임지기 위해 일만 하며 자녀들에게는 엄격한 ‘브레드위너(Breadwinner)’에서 탈피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고통과 상처, 공황을 몰고 온 코로나가 뜻하지 않게 가져다준 긍정적 변화 중 하나가 아닐까. 아마도 이번 주말 파더스데이는 그 어느해 보다 사랑과 감사가 풍성한 하루가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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