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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자가 이발’ 시대·꽃과 아버지

[LA중앙일보] 발행 2020/06/20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20/06/19 18:52

‘자가 이발’ 시대

비행기가 있어도 날지 못하고 발이 있어도 다니지 못하는 현실이 3개월 정도 된 것 같다. 모든 것이 코로나19로 꽁꽁 묶였다. 지구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희생되고 있고, 의사와 병원이 있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공황상태를 맞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지낼까, 속된 말로 미칠 지경이다. 성경 읽고 기도하는 것밖에는 해답이 없는 것 같다.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체중이 20파운드 빠졌다. 심신이 탈진 상태가 됐다. 그중에 나에게 큰 문제가 이발이다. 부부간에는 깎아주기도 한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사람은 방법이 없다. 얼마 전 바리캉과 가위로 직접 머리를 잘라 보았다. 그야말로 쥐 뜯어 먹은 보기 흉한 모습이 됐다. 외출시에는 모자를 쓰고 간다. 내 모습을 보면 혼자 웃기도 한다.

머지않아 코로나가 종료돼 그간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쌓였던 대화를 나누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김대환·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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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아버지

아버지는 꽃을 좋아하셨다. 엄마가 기름집에서 깻묵을 사오시면 아버지는 며칠이고 그 물을 우려 내셨다. 한참 우려낸 물을 화분마다 조금씩 주셨다.

가을에 국화가 피면 시청에서 국화 전시회가 열렸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꽃보러 가셨다. 어디서 구하셨는지 어느 날 풍란을 품고 오셨다. 기다란 화분에 자갈, 모래, 흙을 켜켜이 넣고 어린 아기 만지듯 조심스레 이파리를 닦으며 풍란의 이야기를 하셨다. 나는 이해도 못하면서 들었다.

오늘 뉴스에 풍란이 나왔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 90 넘은 연세에 당신의 꽃 하나 없이 요양병원에서 얼마나 답답하실까. 나는 꽃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생각난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곱게 핀 국화를 볼 때마다,

고고한 자태가 오래가는 난초를 볼 때마다 꽃을 그윽하게 보시던 아버지의 눈길이 사무치게 그립다.

미셸 권·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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