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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높아진 한인 커뮤니티 위상

지난달 코로나19로 한산한 공항 출국장을 빠져 나오니 맑고 푸른 하늘과 청량한 공기가 ‘천사의 도시’ LA임을 알려준다. 총영사 관저 앞뜰에 세워진 태극기는 세계 속 대한민국의 위상을 자랑하는 듯 하늘 높이 펄럭이고 있었다.

5월 18일, 첫 공식 일정은 로즈데일 애국열사 묘지 참배로 시작했다. 100여 년 전 멀리 이국 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생애를 바친 분들의 애국심이 가슴 깊이 스며들었다.

영사관 전체 직원과 마스크를 낀 채 상견례를 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모두가 힘을 모아 재외국민 보호, 동포 권익향상과 차세대 리더 육성에 힘써 한인사회의 위상을 더 높이자고 다짐했다.

LA경찰국, LA셰리프국, LA시 등에도 전화해, 한인커뮤니티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특히 LA경찰국 마이클 무어 국장은 1992년 4.29폭동과 같은 사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해 뜬금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코리아타운에 주방위군이 투입되는 등 한인사회 보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부임 후 바쁜 일정으로 직원 얼굴도 미처 익히기 전에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터졌다. 시위, 약탈, 방화 현장을 TV로 생생하게 지켜본 한인들은 4.29폭동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 주말을 기해 LA경찰국 청사와 한인 의류업소들이 밀집한 자바시장을 방문했다. 비상대책반을 만들고 비상연락망도 점검했다. 또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한인단체와 LA경찰국 등 법집행 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지난 1일 LA한인회와 상공회의소 등이 LA시에 요청한 주방위군이 코리아타운에 주둔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제는 코리아타운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겠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우려와는 달리 주방위군 배치 등 신속한 조치로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이런 조치는 LA한인회를 비롯한 한인단체들의 노력과 함께, 4.29폭동 후 30여 년 동안 한인사회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폭동 후 한인 2~3세를 중심으로 주류사회와 정계 진출이 활발해졌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 LA시의회 의원, 카운티 수퍼바이저 등 각 분야에서 많은 정치인들을 배출했다. 올 11월에는 연방하원의원도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제계도 발전해 윌셔가와 자바시장을 중심으로 한 한인상권은 LA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커졌다.

우리 민족은 위기를 겪은 후 더욱 성장하는 저력이 있다. 코로나19와 시위 사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나,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한인사회는 한층 더 성장했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한인사회는 미국 주류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해야 하고 그에 따른 책무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주의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한편, 흑인과 히스패닉 등 이웃 커뮤니티와도 서로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

코로나19 방역으로 한껏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바탕으로 자유정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면서 지역사회 현안들을 앞장서 해결해 나간다면 주류사회에서도 존중받을 것이다.

코로나19와 시위 사태로 인한 피해 복구 및 지원 과정에서 한인사회를 위해 헌신한 LA한인회를 비롯한 여러 한인단체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박경재 / LA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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