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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포모'를 경계하라

[LA중앙일보] 발행 2020/06/29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20/06/28 12:39

렌터카 회사 허츠는 5월 말에 파산을 신청했다. 그로부터 2주 동안 주가가 8배 넘게 올랐다. 직원 1만2000명을 해고하고 부채가 187억 달러인 파산 업체 허츠는 주가 급등에 힘입어 신주를 발행해 증자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갑자기 세상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 여행객이 넘쳐 차를 빌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는 것도 아닌데 신기한 일이다.

수소연료전지 트럭을 만드는, 아니 만들겠다는 회사 니콜라의 주가도 신기하다. 지난 4일 상장해 9일에는 장중 93.99달러까지 치솟았다. 5일 만의 시가총액은 300억 달러로 116년 역사를 자랑하는 포드의 288억 달러를 넘었다. 그런데 차는 살 수 없다. 아직 만든다는 계획만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2의 테슬라’라는 평가로그 어떤 차보다 인기다.

최근 주가 회복은 놀랍다. 급격한 주가 회복의 원인으로 3조 달러에 달하는 부양 자금이 풀린 풍부한 유동성을 말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비접촉 산업의 거대한 흥기를 거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로는 다른 것은 몰라도 허츠와 니콜라의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포모가 나왔다. FOMO.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SNS에서 남들은 즐겁게 지내는데 나만 안 그런 것 같은 소외감, 박탈감이다. 증시에서는 남들은 다 버는데 나만 상승장의 혜택을 못 본 것 같은 박탈감이다. 좀 과하게 표현하면 (남들만 돈을 벌어) 배가 아픈 것이다. 포모에서 중요한 것은 배가 아픈 것이 내가 손해를 봐서가 아니라 나만 못 벌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포모의 좋은 예는 암호 화폐다. 몇백, 몇천 배의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에 특히 젊은층이 투자에 몰려들었다. 그렇다고 포모를 무모한 투기심리로 볼 수도 없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폭락 장에서 사서 큰 이익을 거두는 모습을 봤다.

은행과 자동차 회사가 공적 자금으로 살아나는 시장논리 역행 사례도 봤다. 그때의 학습효과로 사람들은 코로나 날벼락에서 포모의 정신으로 주식을 샀다. 투자자의 예상대로 연방준비제도는 심판이 아니라 선수가 되어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실제로 1만8000선까지 무너졌던 다우는 26일 종가 기준 2만5000선까지 회복됐다. IT기업이 포진한 나스닥은 코로나 이전의 고점을 넘어섰다. 그러니 위기가 클수록 이익이 크고 회사가 더 많이 망가질수록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당연하다. 낮은 가격에 사야 이익이 크니까. 리스크? 연준이, 정부가 다 살려주는데 뭐.

그래서 파산한 허츠의 주가가 8배 오른 것만큼 주가가 40센트에서 3.70달러로 오른 것도 중요하다. 니콜라의 포모도 이해할 만하다. 테슬라 주가는 1000달러를 목전에서 코로나로 3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000달러를 넘었다. 폭락 장에서 테슬라 주가를 사지 못한 이들의 포모가 느껴진다. ‘제2의 테슬라’라는 니콜라에 이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렇게 수직으로 하락한 크루즈와 항공사, 카지노 주식에 돈이 몰렸다.

만약 더블딥 예상이 맞아 지금 주가가 다시 폭락한다면 어쩌면 더 많은 자금이 순식간에 몰려들지도 모른다. 테슬라는 300달러대에 갈 틈이 없을 수도 있다. 코로나 2차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과 개인들 사이에 급락하면 산다는 기운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더블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같은 그래프가 몇달 사이 그대로 반복된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은 상승장에 올라타 남들처럼 이익을 만끽해야 한다는 포모도 경계의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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