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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매뉴얼 충실했어도 생명의 돌아봄이 없다면…

김병학 목사 / 주님의교회
김병학 목사 / 주님의교회

[LA중앙일보] 발행 2020/06/30 종교 16면 기사입력 2020/06/29 18:13

지난 25일은 조지 플로이드가 죽은 지 한 달째였다.

그의 죽음으로 미국 전체가 들끓었다. 이번 사건은 과잉 진압으로 인한 살인 사건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인종차별 이슈로 번져 전역에서 시위, 약탈, 폭동이 일어났다.

사실 데릭 쇼빈 전 경관은 경찰의 진압 방법 매뉴얼대로 한 것이다. 그러나 매뉴얼대로 했지만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 결국 플로이드를 질식하여 죽게 하였다.

그 경찰은 배운 대로 규칙대로 했지만 신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중이 분노하는 것은 그 경찰이 규칙대로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생명과 고통에 대한 돌아봄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일에 충실하였는지 모르겠지만 그 충실함이 누군가를 숨 쉬지 못하게 하고 질식하여 사망하게 한 것이다.

혹시 교회는 모든 일을 규칙대로만 해서 하나님이 맡기신 귀한 생명을 질식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교회는 사람을 키우는데 교회 규칙에만 충실했다. 배운 그대로 교회 안에서만 봉사하는 사람을 인정하는 구조의 모순에 빠진 것은 아닌가.

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곳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품는 것도 중요하다. 교회내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이수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이웃을 돌아보게 하고 섬기도록 양육하고 훈련해야 한다.

이제 코로나 19를 통하여 교인들을 불러서 교회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오래 머물도록 하려면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직분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앞에서 큰 건물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교회는 성도를 교회 내에서 규칙을 잘 지키며 영혼이 메말라 다른 이의 신음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교회봇(church bot)'으로 만들면 안 된다. 배운 대로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세상을 창조하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세상을 창의적으로 섬길 수 있는 생명 살리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kim04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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