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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총칼 없는 전쟁 ‘심리전’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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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7/01 미주판 17면 기사입력 2020/06/30 19:00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바로 심리전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 역사상 최초로 전쟁에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인물로는 정복왕 알렉산드로스 3세를 꼽는다. 그가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큰 영토를 정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 적의 전투 의지를 꺾었기 때문이다. 삼국지의 제갈량은 적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행동을 통해 적을 방심하게 만드는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심리전’이란 라디오·신문·삐라 등 여러 전달 수단의 조작을 통해 적국 또는 제3국에 대해 선전전을 행함으로써 상대의 전의를 감쇄시키는 것을 말한다.

얼마 전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간 통신선 차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 북한이 갑자기 군사행동 보류라며 숨 고르기에 나섰다.

북한은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정은의 말 그대로 군사행동을 보류한다는 것이지 취소하거나 ‘백지화’가 아닌 만큼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즉 심리전이란 총칼 없는 전쟁에서 승리를 뜻하는 전술이다. 물리적 전쟁에서 심리전은 매우 중요한 전술 중의 하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유창한 영어발음으로 대미 심리전 방송을 해서 미군의 사기에 영향을 준 일본계 미녀 ‘도쿄 로즈’가 전후 전범재판을 받았다. 유럽에서 영국군과 독일군도 대적 방송에 열을 올렸다.

6.25전쟁 때 우리 공군은 연습용 경비행기로 공중에서 삐라를 살포하고, 북으로 패주하는 인민군 패잔병들에게 확성기로 투항하라고 전선에 학생들까지 동원했었다. 필자도 북진 당시 학도병으로서 국군1사단 정훈참모부 직할 선무공작대에서 활동한 바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군사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얼마 전 탈북민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자 경찰은 ‘수사’, 통일부는 ‘엄단’, 경기도는 ‘위법’ 이란 발표로 정부 전체가 난리였다.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은 간섭 없이 자신의 의견을 지닐 권리가 있고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매체를 통해 정보와 사상을 구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한국은 유엔의 시민적·정치적 규약 가입국으로 국가간 합의나 조약을 근거로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없다. 요즘 시끄러운 정치권에서 다시 한번 음미해 볼 규정이다.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 등은 심리전에 취약한 북한군의 급소를 찌르는 효과가 있다. 남북이 본격적인 심리전에 나설 경우 한국군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탈북자 가운데 북한군으로 최전방에서 근무했다면 삐라와 확성기를 경험하게 되고 이에 영향을 받고 귀순을 선택한 사례가 적지 않다. 많은 국민들은 북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대북 심리전의 필요성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북한 김여정의 불장난에 착한 척하며 오빠 김정은은 슬며시 꼬리를 내렸다. 일본 근해 태평양에서 작전하고 있는 레이건 항모, 그리고 필리핀 근해에 있는 루스벨트 항모, 니미츠 항모 등 미국 항공모함 3척이 한반도 근역으로 모여들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였다. 바로 눈앞에 미국의 큰 손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더럭 겁이 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 70주년인 6월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찾아 기념비에 헌화했다. 그리고 군인들과 함께 거수경례를 하며 참전 장병의 희생을 추모했다. 이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의미로서 대북 심리전의 절정이다.

대한민국 대내외 심리전은 이상 없는지 한번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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