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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 비상 속 7천명 모이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로

[연합뉴스] 기사입력 2020/07/03 12:48

대통령 4명 얼굴 새긴 사우스다코타 러시모어산 불꽃놀이 참석
미 각지에선 불꽃놀이 취소…대통령이 앞장서 '청개구리' 행보

대통령 4명 얼굴 새긴 사우스다코타 러시모어산 불꽃놀이 참석

미 각지에선 불꽃놀이 취소…대통령이 앞장서 '청개구리' 행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천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 또 참석한다.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이 걸려 미 전역에서 대규모 모임을 막고 기념행사를 축소하는 와중에 대통령은 정반대 행보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사우스다코타주의 러시모어산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한다.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미국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곳이다. 행사에는 7천500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미국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에 걸린 시점에 확산을 부추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더구나 보건당국이 모임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앞장서 대규모 행사에 참석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 각지에서 독립기념일 맞이 불꽃놀이 행사 상당수가 취소된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현재 사우스다코타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36개 주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와중에 다른 주에서도 불꽃놀이를 보러 오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러시모어산에는 2009년 이후 불꽃놀이가 없었다고 한다. 건조한 지대라 산불의 위험이 있고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CNN방송은 러시모어산의 조각상에 깃든 어두운 역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들의 두상이 조각된 블랙힐스 지역은 원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던 곳으로 1868년 원주민 보호구역에 포함됐으나 1870년대 이 지역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미국 정부가 변변한 보상 없이 땅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조각은 1927년 여름에 시작돼 1941년 가을에 끝났다. 18m가 넘는 길이로 대통령들의 얼굴을 새겨넣은 것인데 조각가가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과 관련이 깊었다고 한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대통령 4명의 두상이 원주민에게는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원주민들의 시위도 예상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대규모 선거유세를 연 데 이어 23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인파의 운집 속에 비슷한 행사를 한 바 있다.

nari@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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