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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아메리카 동애등에'를 아시나요

한성윤 / 목사ㆍ나성남포교회
한성윤 / 목사ㆍ나성남포교회 

[LA중앙일보] 발행 2020/07/07 종교 14면 기사입력 2020/07/06 18:29

집 밖에서 쓰레기를 비우다가 가끔 말벌 같은 검은 곤충을 볼 때가 있다. 온몸이 검은데 배가 빛나고 그 위로 날씬한 날개가 달렸다. 자세히 보면 벌은 아니다. 'Black Soldier Fly' 라는 이름의 이 파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언제든지 공격을 엿보며 기다리는 군인 같지만, 사실은 그리 흔치 않은 유익한 파리 중 하나다. 우리말로는 '아메리카 동애등에'라 부른다.

미국에 와서 만난 이 파리는 유익한 점 외에도 내가 아는 한 가장 겸손한 곤충이다. 보통 파리들과는 달리 병균을 옮기지 않는 이 청결한 파리는 아마 자신을 파리로 보는 사람들에게 항의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깨끗한 이유는 바로 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는 날 내내 물 외에는 금식을 한다. 40일 금식 정도는 깜냥도 안 된다. 무려 두 달이 넘게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이쯤 되면 경건한(?) 파리라고 불러야 할 지경이다. 그러나 이 파리는 유충일 때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를 먹어 치운다. 그것만도 유익한데 쓰레기를 먹고 땅과 사람에게 좋은 것들을 만들어 낸다. 파리가 되면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는다. 쓰레기는 없애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쓰레기를 피하고 좋은 것만 찾는다. 그리고는 쓰레기를 만든다. 그러나 주님은 더럽고 냄새 나는 죄로 물든 우리를 피하지 않고 오셨다. 그리고 결국 새로운 피조물을 내어놓으셨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힘들고 불안한 이 시간이 그저 지나가기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불안과 초조를 먹고 평안과 승리를 내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불안과 걱정으로 떠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예수님의 위장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소화해야 할 시간이다. 말씀대로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소화제가 있는데 바로 하나님의 지극하신 돌보심과 사랑이다.

이 파리는 함부로 멋을 부리며 날지 않는다. 심지어 손으로 잡아도 빨리 피하며 날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힘을 아끼는 것이다. 더 가지려고 그리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 있기에 아낀다.

우리는 불안해서 아끼고 더 가지기 위해 아낀다. 거룩한 목적이 있지만, 항상 뒤로 밀린다.

이제 신앙을 꺼내자. 주머니를 뒤지지 말고 성령서 탄식하시는 기도 속에서 찾아 내놓자. 달라고만 하고, 받았다고 자랑하던 교만은 던져 버려도 좋다. 베풀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기 위해 아끼자.

sunghan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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